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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안전평가원 심사위원이 1인시위 나선 까닭은?

발행날짜: 2019-07-18 13:51:02

강윤희 위원 "식약처의 공무원 천하 기조가 전문성 헤쳐"
미국 FDA 근무 의사 500명, 중국도 700명 이상 충원

의사 출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심사위원이 국회 1인 시위에 나섰다.

미국 FDA에는 의사 출신만 500명이 근무하고 허가의 최종 결정권이 의료인에게 주어지지는 반면 국내의 '공무원 천하' 분위기가 기관의 전문성을 해친다는 주장이다.

18일 진단검사의학화 전문의 출신 강윤희 임상심사위원(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 종양약품과)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그가 시위에 나선 이유는 ▲식약처의 의사 충원 ▲개발/시판 중인 약의 안전성 정보 확인 제도화 ▲의약품 안전관리위원회 설치까지 세 가지다.

강 위원은 "허가 과정에서 의료인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허가 이후에 안전성 문제가 터졌을 때도 의사들이 필요하다"며 "반면 국내 식약처에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은 의사들이 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FDA 의사는 약 500명이 근무하고, 중국 FDA만 해도 작년 심사관을 700명 증원했다. 반면 식약처에는 15명의 의사가 모든 임상시험을 검토하고 있어 분야별 전문성 확보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강 위원은 "미 FDA는 모든 의약품, 의료기기의 안전성 유효성 관련 최종 결정을 의사가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중국은 최근 2~3년 사이에 대부분 의사 심사관을 대폭 충원하며 중국 식약처를 대규모 개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식약처는 의사가 15명인데 그중 2명은 육아휴직이고, 실제 일하는 의료인은 주 5일 기준으로 10명에 불과하다"며 "이 인원으로 모든 임상시험 계획서를 검토하고 주요 변경계획서, 안전성 정보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정상적인 업무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식약처 임상심사위원 제도가 운영된지는 2년에 불과하다. 정식 인원 채용 규모는 19명이지만 예산 배정 등의 문제로 현재 충원이 안되고 있다.

한편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DSUR(Developmental Safety Update Report, 안전성 최신 보고)과 PSUR(Periodic Safety Update Report, 안전성 정기 보고) 역시 인력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강 위원은 "DSUR과 PSUR은 제약사가 제출토록 하고 있지만 실제 검토는 세밀하게 하지 못한다"며 "한국은 임상을 승인하고 약품을 허가는 하지만 이후 안전성 정보는 전적으로 해외 정보에 의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그 정도 수준이라면 만족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의 의료 수준은 세계적으로 최정상급"이라며 "전문가가 충분하고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인데 정부가 방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식약처 내부에서 의견 제기를 해왔지만 소용이 없어 마지막 방법으로 1인 시위를 택했다"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의견 개진이 어려워 마지막 방법으로 1인 시위를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