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의료혁명을 이루고자 한다."
26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대강당에서 열린 닥터앤서(Dr. Answer)임상적용 스타트 선포식을 통해 일명, 한국형 왓슨 닥터앤서의 실체가 첫 공개됐다.
이번 프로젝트 연구책임자들은 "환자의 얼굴 대신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진료하기 바쁜 의사들의 진료환경을 크게 바꿀 것"이라며 "의사의 오진율을 낮추고 조기진단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는 동반자"라고 입을 모았다.
'닥터앤서'란 무엇인가
닥터앤서란 정부(주관기관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가 2020년까지 35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26개 병원과 22개 기업이 뜻을 모아 시작한 대형 프로젝트.
국내 의료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형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을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으로 미국 IBM 닥터왓슨의 대항마인 셈이다.
시작은 지난 2017년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 4곳을 중심으로 시작해 2018년 48개 병원이 사업단으로 참여하면서 총 8개 질환군을 대상으로 21개 소프트웨어 개발로 이어졌다.
"닥터앤서, 의사에게 환자와 상담할 시간을 마련"
특히 이날 선포식에선 올해말부터 조기서비스에 돌입하는 심뇌혈관,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치매 등 3개 질환의 병원 적용사례를 공개했다.
먼저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의 경우 환자의 혈액 등 유전자료 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를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이후 유전분석 결과를 닥터앤서 소프트웨어에 입력하면 1분이내에 결과를 확인, 진단 및 치료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가령, 소아환자의 경우 조기에 난청 진단을 받으면 신속하게 인공와우 수술 및 보조적 치료 계획을 세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 연구책임자로 발표를 맡은 고대구로병원 은백린 교수는 "지금까지 불모지였던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우리는 감히 이를 통해 의료혁명을 이루고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뇌혈관질환 분야 연구책임자인 서울아산병원 양동현 교수는 "의사들이 실제로 보고 분석해야할 데이터가 넘쳐나는데 이를 AI가 도와줌으로써 의사는 환자와의 여유있는 상담시간을 가질 수 있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환자의 CT촬영 결과를 AI가 분석,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를 자동으로 측정해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조기서비스를 실시한다. 사람이 손을 쓰지 않고 자동으로 확인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양 교수의 목표다.
또한 이는 3차병원은 물론 2차병원에서 촬영한 CT영상도 병원간 클라우드를 통해 전달받아 시간 및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상동맥 석회화 검사는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소요시간이 2~10분 소요되는 난이도 있는 검사로 이를 CT촬영 결과만으로 자동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료진의 업무를 크게 줄일 것이라고 봤다.
지금까지 의사가 환자의 수십, 수백장의 의무기록을 확인해 치료계획을 세웠다면 앞으로는 닥터앤서 즉, AI가 분석해 의사에게 결론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게 양 교수의 설명.
그는 "방대한 병원의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밀의료에 근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전자동 심근분할 소프트웨어를 추가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조영증강전 검사를 이용해 심근분할을 수행하는 것은 이전에는 없던 개념으로 특허 출원 중"이라고 전했다.
닥터앤서 김종재 사업추진단장은 "우수한 의료진이 닥터앤서를 활용해 오진율을 낮추고 조기진단률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성공적인 국가 R&D모델을 넘어 세계 글로벌 헬스케어 브랜드가 우리가 나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닥터앤서는 3개질환 이외 고빈도 질환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품질을 고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 이후 업체와 의료기관에 확산 및 보급하는 것도 과제"라고 했다.
이어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은 "국내 우수한 인재와 ICT기술을 활용한다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이와 관련한 규제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올해말까지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에 도입하는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과 세브란스병원이 개발 중인 '5G기반 AI응급의료시스템도 오는 2021년까지 완료하고 3대 프로젝트를 연계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