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신라젠 펙사벡 무용성 평가, 타 파이프라인까지 불똥 튈까

발행날짜: 2019-08-03 07:00:00

초점 넥사바 단독 투여 대비 생존율 향상 확인 실패
암종별, 병용 약제별 시너지 달라…타 파이프라인 결과 지켜봐야

신라젠이 개발중인 항암제 펙사벡(JX-594)과 관련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DMC)가 임상 중단을 권고하면서 이같은 결정의 근거가 된 '무용성 평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펙사벡 파이프라인의 대다수가 타 약제와의 병용 요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무용성 평가의 부정적인 여파가 타 파이프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병용 요법의 특성상 한 약제에서의 무용성이 타 약제에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넥사바 병용에서의 결론을 성급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무용성 평가, 판단 지표는?

무용성 평가는 Assessment of futility 혹은 Futility Analysis로 불린다. 임상에서의 '무용'은 임상 시험에서 설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3상 임상 시험의 중간 분석은 일반적으로 유효성과 무용력을 검사하는 것을 포함하는데 중간 분석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될 때 임상적 의미의 '무용' 판단이 나온다.

무용성을 평가하는 척도는 확률, 예측력, 예측 확률 등의 수학적 분석 모델이 사용된다. 즉 임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얻은 중간 자료를 가지고 수학적 분석 모델을 통해 향후 임상을 추가 진행하는 것의 이득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 보통 항암제는 생존율 개선, 종양 크기 감소 여부를 평가한다.

펙사벡 관련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 특히 글로벌 임상 진행에는 적게는 수 십억에서 많게는 수 백, 수 천억원의 자금이 투여되기 때문에 이런 평가를 통해 자원의 지속적인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또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 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상용화 전 상업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PHOCUS 임상에서 무용성 평가의 의미는?

신라젠은 2015년 10월부터 PHOCUS 임상을 통해 간암치료제 넥사바 단독 투여군과 펙사벡 병용 투여군과 생존율을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해 왔다.

임상은 진행된 간암에 대해 전신 약(systemic medicine)을 투여받은 적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대표적인 간암 항암제 넥사바+펙사벡 병용 투여군과 넥사바 단독 투여군을 비교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펙사벡은 3회까지 투약되고 이에 따른 시험과 평가는 간암 상태와 삶의 질을 포함한 전신의 건강 상태를 판단한다.

임상이 대조군 대비 펙사벡을 추가 투여했을 때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이번 무용성 평가 결과는 펙사벡 병용이 넥사바 단독 투여군 대비 생존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신라젠은 DMC로부터 권고받은 '임상 중단' 내용을 미국 FDA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번 판단이 '권고'인데 반해 FDA는 DMC의 판단을 인용, 향후 임상 중단 및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타 파이프라인에 영향 미칠까

현재 신라젠이 진행중인 펙사벡 기반 파이프라인은 ▲신장암에 대한 펙사벡+리브타요(한국/미국/호주 등) ▲간암에 대한 펙사벡+옵디보(프랑스) ▲고형암에 대한 펙사벡+여보이(프랑스) ▲대장암에 대한 펙사벡+임핀지+트레멜리무맙(미국) ▲흑색종에 대한 펙사벡+PD-L1(후보물질)이 있다.

문제는 기존의 간암 2b상(TRAVERSE)에서도 펙사벡의 단독 투여에 따른 약효 입증에 실패했다는 점. 신라젠은 넥사바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을 투여하는 임상 2b상을 진행했지만 생존율 지표 충족에 실패, 병용요법에 따른 효과 확인으로 선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일반적인 경우에 단독 투여에서 효과가 확인됐을 때 타 약제와의 병용에서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펙사벡은 간암 2b상에서 단독 투여에 따른 효과 확인에 실패해, 이후 넥사바와의 궁합 확인에서도 실패할 확률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그간 연구는 간암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야 한다"며 "같은 약제라고 하더라도 각 암종, 부위마다 나타내는 효과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간암에서 실패했다고 해도 타 암종, 타 약제와의 병용요법이라는 변수에 따라 최종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남아있는 타 약제와의 병용 파이프라인은 막 전임상 단계거나 임상 1상을 지났기 때문에 임상 2상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성급한 판단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