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집행위원회 검토 결과 반영, 식약처 허가사항 변경 "처방액에서 차지하는 해당 적응증 0.5% 불과…변화 제한적"
이달부터 오메가-3의 심근경색 후 이차발생 예방 적응증이 삭제됐다. 다만 실제 해당 적응증에 대해 오메가-3를 처방하는 사례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처방 패턴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메가-3 심근경색 예방 적응증이 삭제됐지만 처방 패턴 변화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오메가-3의 효능·효과는 심근 경색 후 이차발생 예방으로, 주로 혈소판 억제제, 베타차단제, ACE 차단제 등의 보조요법으로 사용돼 왔다.
반면 식약처는 유럽집행위원회의 검토 결과 등을 반영해 심근경색 예방에 오메가-3가 미약한 근거를 가진 것으로 판단, 적응증을 최근 삭제했다.
문제는 오메가-3의 일차 적응증이 심근경색 후 이차발생 예방이고 이차 적응증이 상승된 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를 감소시키기 위한 식이요법의 보조제였다는 점.
식약처가 심근경색 후 이차발생 예방을 위한 1일 1g(1캡슐)을 복용한다는 부분을 삭제하면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 대한 TG 감소라는 이차 적응증만 남게 됐다.
전남의대 정영훈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 오메가-3가 많이 처방되긴 하지만 플러스 알파의 개념이지 주 치료제 개념은 아니었다"며 "환자들 스스로 건강보조식품으로 거부감없이 복용하다 보니 처방도 줄곧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유명 학회지에서도 오메가-3의 확실한 효과를 위해서도 8~9알 복용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실제로 그렇게 처방할 수 없기 때문에 보조 요법으로 처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약제로 스타틴이나 실로스타졸 등의 제제가 이미 널리 처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메가-3 적응증 삭제에 따른 처방 패턴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게 그의 판단.
특히 심혈관 위험 감소 혜택 등을 감안하면 오메가-3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영훈 교수는 "최근 NEJM 연구 결과에서 스타틴 사용에도 불구하고 트리글리세리드 수치가 상승한 환자에 오메가-3 하루 두 번 2g을 투여할 경우 심혈관 사망을 포함한 허혈성 사건 위험이 위약 투여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며 "오메가-3의 효용을 다룬 여러 연구도 쌓여있어 입지가 크게 줄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실제 오메가-3의 처방액에서 심근경색 예방 적응증이 차지하는 비율은 유비스트 기준 0.5%에 불과하다"며 "본 제약사 기준으로 오메가-3 제제의 처방액이 월 24억원에 달하지만 심근경색 부분은 1천만원 남짓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정도로 미미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적응증 삭제로 처방 패턴이 변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천연 식품에 가까워 환자 거부감이 덜하고 부작용도 적은 데다가 이미 의료진들도 이상지질혈증을 대상으로 보조요법 내지 병용 요법의 사용이 빈번했던 만큼 처방 패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