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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44% 조정 안되나" 상급종병 기승전 '중증도' 고민

발행날짜: 2019-09-06 15:47:32

상급종병 설명회서 "의료현장 반영했나" 질문공세
입원전담전문의 예비지표도 우려…"인프라 갖춘 후 적용" 주장

"중증입원환자 44% 기준을 조정할 여지는 없나." "안오는 환자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정부의 이상적인 정책을 실현하는데 평가를 이용하는 것 아닌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6일 서울교대 대학본부 종합문화관 강당에서 마련한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 개선안' 설명회에 참석한 일선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은 설명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우려와 불만을 쏟아냈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6일 제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들의 질문 핵심은 기승전 '중증도'. 의료기관의 의지만으로는 단기간 내에 중증도를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어 난감하다는게 일선 의료기관의 호소였다.

제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노리고 있는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중증환자 비율을 조정할 여지는 없느냐.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이대목동병원 한 관계자는 "지난 16개월간 중증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 평가까지 남은 10개월간 노력하겠지만 중증입원환자 비율 44%는 당황스러울 정도였다"며 "급하게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설명회를 통해 중증 입원환자군은 44%기준에 부합할 경우 10점 만점을 부여하는 반면 절대평가 기준인 30%를 충족하면 6점에 그친다.

또 경증환자 비율도 평가에 치명적이다. 경증입원환자 비율을 8.4%까지 낮추면 10점 가산을 챙길 수 있지만 절대평가 기준인 14%에 만족하면 6점만 획득하고, 경증외래환자도 4.5%이하까지 낮추면 10점 만점을 받지만 11%이하까지만 유지하면 6점에 그친다.

이쯤되니 일선 상급종합병원 관계자의 관심은 환자의 '중증도'에 쏠렸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중증환자는 모두 서울로 몰려가는 상황에서 지역별 배려는 어느정도 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으며 앞서 소숫점 자리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탈락한 순천향대 서울병원 관계자는 4차병원과의 분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관계자는 "빅5병원 등 일부 대형 대학병원 이외 중상위권 의료기관이 소숫점에 얽매여 시설 및 인력 투자를 위해 비용을 쏟아붓는 것은 손실"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인 즉,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종합병원으로 바뀌면서 명칭 자체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마당에 갯수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초진환자가 내원했을 때 중증도를 판단할 수 없는데 초진의 경우에도 경증비율에 적용되느냐"고 질문을 던졌으며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일선 의료기관의 현실을 반영한 기준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초진의 경우에도 경증외래환자 비율로 잡힌다"고 답한 후 "지난 3주기 상급종합병원 지표를 기반으로 수치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중증입원환자 44% 혹은 경증입원 및 외래환자 비율을 정할 때 현재 의료기관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증환자 지표를 상대평가에 처음 적용하다보니 부담이 높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대형병원 쏠림 완화 개선을 위한 측면에서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비지표로 들어온 입원전담전문의 항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예비평가 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를 포함했다는 것은 5기 지정평가에 도입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만약 의료현장 준비가 안돼 있다면 5기에서도 적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의료현장에선 여전히 인건비가 높고 채용에 어려움이 있는 등 현실적 한계가 있으니 이를 정책에도 반영해달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5주기 지정평가 기준에 적용할지 여부는 확답하기 어렵다. 예비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적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만약 5기에 적용한다면 사전에 의료계와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