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원장 정기현, NMC)은 8일 "16번째 답보상태에 있던 서초구 원지동 신축이전 사업 추진에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보고 사실상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의료원은 원지동 이전을 전제로 실무작업을 진행해 오던 전담조직(신축이전팀)을 지난 6일자로 해체하고, 보건복지부로부터 국가중앙병원 설립 취지에 맞는 새로운 추진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한 현 위치에서 자체 경영혁신 계획을 수립, 비전을 구체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앞서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메디칼타임즈와 단독 인터뷰에서 원지동 이전 관련 경부고속도로 소음환경기준 초과 문제 등으로 사실상 원지동 이전 불가 입장을 공표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최근 소음환경기준 초과 문제가 제기되고 부적절한 부지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현 추진방안에 동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업 주체인 복지부와 서울시 의사결정 지연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가 지속되고 있어 당사자로서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고만 있을 수 없다"며 사업추진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의료원은 2003년 신축이전 사업을 시작했으나 민영화와 재개발 논리에 밀려 국가중앙병원 설립이라는 취지는 퇴색되고 서초구 원지동 화장장(현 서울추모공원) 추진에 따른 인근 주민 반발 등 16번째 교착상태에 빠졌다.
신축이전 중단의 결정적 요인인 원지동 부지의 소음 환경기준 초과이다.
지난 2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경부고속도로 발생 소음 환경기준 초과문제에 이어 3차원 소음검토 시뮬레이션에서는 고속도로 위 방음터널(600미터)을 설치하더라도 원지동 부지 전체를 2층 이상 병원 건물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보고서가 제출됐다.
정기현 의료원장은 "그동안 국가중앙병원 건립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가능한 현실적 안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더이상 과거를 탓하고 오늘의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기현 원장은 "복지부로부터 새로 발견된 객관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있는 자세로 신속하게 정책의 취지에 맞는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며 신축이전 관련 정부의 조속한 대안을 촉구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원지동 이전 전면 중단 사실을 부인했다.
복지부는 보도참고자료릍 통해 "국립중앙의료원 서초구 원지동 이전 관련 서초구 감염병 병원 반대와 소음기준 충족 곤란 등으로 이전사업이 지연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현 상황에서 원지동 이전이 전면 중단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기능 수행과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등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와 협의해 최적의 해결방안을 찾아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