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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환자회송률 5% 가능할까?...경증환자 재분류 예고

발행날짜: 2019-09-24 05:45:58

김연수 병원장 "복합질환 갖춘 질병 중증도 측정도 필요해"
경쟁에서 협력으로 패러다임 전환…새로운 가치 창출 시동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신장내과)이 취임 4개월째를 맞이했다. 그는 23일 마련한 간담회에서 6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이지만 노사교섭을 원만하게 이끌어 6년째 반복된 파업의 고리를 끊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나아가 최근 보건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정부의 새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대책을 내놓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면서 당분간 행보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환자 자발적 진료:의사에 의한 의뢰 비율 4:1 개선 시동"

그렇다면 서울대병원은 병원계 최대 현안인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대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현재 서울대병원은 환자 선택에 의한 진료 비율과 1, 2차 의료진에 의한 진료 비율이 4:1 수준. 다시말해 의사 진료의뢰에 의한 비중이 현저하게 낮은데 이를 1:1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김 병원장의 목표다.

김연수 신임 서울대병원장
그는 "앞서 환자 의뢰-회송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결과 지역병의원으로 환자회송률이 1%에서 3%까지 끌어올렸다"며 "이를 5%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정도면 외부 의료기관에서 의사에 의한 진료를 늘리는데 숨통은 틔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경증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다는 중증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겠다는 의미"라면서 경증환자 진료로 중증환자가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의료현장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중증입원환자 비율은 약 50% 중후반 수준으로 복지부가 제시한 중증도 기준인 중증입원환자 44%를 훌쩍 넘지만 경증외래환자 비율은 서울대병원 입장에서도 난감한 일.

실제로 경증환자가 많아 걱정이라기 보다는 복합질환이 있는 중증환자임에도 경증환자로 분류되는 게 문제라는 게 그의 설명.

김 병원장은 "백내장 환자는 경증이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복합질환이 있는 환자에 대한 중증도 측정은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현재 환자질병분류 기준으로는 환자 중증도를 판가름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경쟁'에서 '공유' '협력'으로 패러다임 전환…'노사교섭' 첫 신호탄

김연수 병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새로운 40년'을 시작하겠다며 패러다임 전환의 예고했다. 그 첫 성과가 최근 노사교섭. 간담회에서도 노사교섭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수십년째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를 유지해온 청소 일용직 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 정규직화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

김 병원장은 기존의 단순한 '환경미화'의 개념에서 '환자안전직군'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단순한 병동 청소가 아니라 환자의 감염관리를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과거 없던 직군을 만들어낸 것.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는 가능할까.

김 병원장은 "내부 구성원과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다"며 "별도의 직군, 별도의 임금체계, 별도의 승진체계를 마련했고 많은 임직원이 동의해줘서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안전직군'이라는 별도의 직군을 만들어냄으로써 정규직 전환과 자회사를 통한 채용 수준에 맞는 인건비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그는 "이 모델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며 "모두가 노력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