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장 이외 고위 공무원 11명도 함께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 법률대리 오킴스 "식약처 공무원의 직무유기로 국민 안전 위협"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내부 문제를 사회에 고발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강윤희 심사위원이 식약처장을 비롯해 고위 공무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강 위원의 법률 대리는 법무법인 오킴스가 맡았다.
오킴스는 식약처의 직무유기 행위를 지적하며 내부고발에 나선 강윤희 심사관을 대리해 4일 서울중앙지검에 식약처장 외 관련 공무원 11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같은날 밝혔다.
강윤희 심사관은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의사를 충원해 달라"며 국회 앞에서 지난 7월부터 간헐적으로 1인 시위를 한 바 있다. 식약처는 강 심사관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직무상 정보 유출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오킴스는 "식약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으로서 식약처 공무원은 의약품 등 안전성 정보를 검토하고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현직 식약처장을 비롯해 식약처 공무원의 직무유기 행위로 국민 생명과 안전이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고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 심사관은 이의경 식약처장을 비롯해 의약품안전국장, 의료기기안전국장, 임상제도과장,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 의약품안전평가과장,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의약품심사부장, 종양약품과장,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장, 손문기 전 식약처장 등 12명을 고발 대상으로 지목하고 각각의 직무유기 내용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오킴스 측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5가지 부분에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제약사에게 받은 의약품 안전성 최선보고인 DSUR(Developmental Safety Update Report, 안전성 최신보고) 자료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고 허가받은 의약품의 정기적 안전성 보고서인 PSUR(Periodic Safety Update Report)도 확인하지 않아 시판중인 의약품의 관리의무를 방기했다.
또 엘러간사 인공유방보형물의 희귀암 발병 위험성을 알고도 해당 의료기기를 추적관리하지 않고 수년간 환자에게 위험성 조차 알리지 않았으며, 시판후 의약품 정보관리기준 GVP(Good Pharmacovigilance Practice)에 따른 전주기 약물감시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
임상시험 중 발생한 출혈독성 사례에 대한 전문가 회의의 통일된 의견을 묵살하거나 심지어 사망사례까지 발생한 특정약의 임상시험계획서 변경제안 조차도 무시했다는 등이다.
오킴스는 "식약처가 맡고 있는 중대한 업무 특성상 사전 사후 의약품 안전검사를 하지 않는 식약처 공무원의 직무유기는 국민 생명을 해칠 수 있는 심각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올 한해만 해도 코오롱 인보사, 엘러간 가슴보형물, 발암성문 잔탁 등 의약품 안전성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처벌은 커녕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면 앞으로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식약처장을 비롯한 공무원의 심각한 직무유기 행위를 용기 있게 지적한 내부 직원을 부당하게 징계하며 입막음 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