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 추적관리대상으로 지정 윤일규 의원 "식약처 환자정보 취합한적이 없어....관리감독 마련해야"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로 인한 희귀암 발병이 확진된지 2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식받은 환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거친 표면 인공유방은 2014년부터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됐지만 엘러간 사태 이전까지 사용자 측으로부터 환자 정보를 취합한 적이 없어 인공유방 보형물 사태에 따른 늑장 대응은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7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와 같이 밝히며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의 부실한 관리감독 실태를 고발했다.
지난 7월 미국 FDA는 거친 표면 인공유방과 희귀암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전 세계적 회수 조치를 내렸다.
9월 30일 기준 시중에 유통된 거친 표면 인공유방은 총 9만7097개이나, 식약처가 파악한 환자 정보는 4만4478명(10월 4일 기준 45.8%)에 불과하다.
식약처는 2014년 11월부터 거친 표면 인공유방을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했다.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기록과 자료 제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제조업자 등 취급자는 매월 기록과 자료를 전산으로 제출하게 돼 있으며, 의료기관은 식약처장으로부터 요구받은 때에는 이를 10일 이내에 제출하게 돼 있다.
윤 의원은 "식약처는 지정 이후 단 한 번도 사용자 측으로부터 환자 정보를 취합한 적이 없다"며 "지난 7월 처음 엘러간 사태가 논란이 된 이후 부랴부랴 의료기관으로부터 환자 정보를 취합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5만2,619명의 자료는 취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는 이번에 문제가 된 인공 유방 외 52개의 의료기기를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했으나 단 한 번도 환자 자료를 취합한 적이 없다"며 "이럴 거면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지정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엘러간 사 외 거친 표면 인공유방을 이식받은 환자들까지 자료를 취합해서 환자 한명 한명에게 직접 현 상황과 향후 대처방안을 적극 알려야 한다는 게 윤 의원의 주문.
정춘숙 의원 역시 보형물 환자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안전성 정보 개별 통보가 이뤄진 환자는 9832명으로, 이식받은 환자 6~7만명의 15% 안팎에 불과했다"며 "식약처가 환자를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기기 제조·수입·판매업체와 의료기관의 '의료기기 추적관리시스템'이 있지만 인공유방 보형물을 유통한 1,195곳 중에 시스템에 등록한 곳은 43.5%, 520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675개 의료기관은 미등록 상태이다. 이 가운데 폐업한 의료기관은 412곳이나 된다. 특히 폐업한 412개 의료기관에서 이식한 환자는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의 위험성에 관한 식약처의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는 점도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한몫했다"며 "미국 FDA는 2011년부터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과 관련한 환자등록 연구를 시작했으나, 식약처는 2011년부터 병원협회·의사협회 등을 통해 위험성, 의료인 및 환자 주의사항에 대한 안전성 서한을 배포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후 2019년 4월이 돼서야 이식환자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환자등록 연구를 추진해 지난 8월28일에서야 연구에 착수했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 및 향후 계획과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