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의 2018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을 가진 사람이 501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약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정작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는 등 당뇨병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와 함께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당뇨병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우리 몸의 정상 혈당 범위는 공복시 70~99 mg/dL이며, 식사를 통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췌장에서 나온 인슐린은 포도당이 간, 근육, 지방 등 세포에 흡수되어 에너지로 사용되도록 돕는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서, 갈증, 체중감소, 다음, 다뇨의 증상과 만성적으로는 혈관에 합병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제1형 당뇨병)와 △비만, 운동 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경우(제2형 당뇨병)로 나뉜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 정인경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당뇨병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주로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단 조절과 약 복용을 통해 살이 빠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혈당 수치도 좋아지면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당뇨병 약제는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당뇨병 약제는 총 9가지 계열이 있다. 모든 약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작용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데, 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 혹은 △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 억제, △장에서 포도당 흡수차단, △신장으로 당 배설 촉진 역할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사용한다. 다양한 당뇨병 약제 중에서 저혈당이 오는 약제는 인슐린 분비촉진제 또는 인슐린 주사가 있다. 이외의 약제에서는 저혈당이 오지 않으므로 자신이 먹는 약제가 어떤 계열인지 확인하면 약으로 인해 저혈당이 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모든 당뇨병약은 먹으면 살이 찐다?
그렇지 않다. 당뇨병 약제 중에서 살이 찔 수 있는 약제는 인슐린 분비 촉진제 또는 인슐린 주사가 있다. 이에 정인경 교수는 “인슐린의 주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면, 섭취한 영양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인슐린으로 인해 저장된 영양소가 체중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살이 빠지는 약도 있다.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작용제나 ·메트포르민은 식욕을 억제하거나 위의 음식배출을 지연시키고 신장으로 당 배설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반대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 당뇨병 약은 환자 상태에 따라 전문의의 판단하에 처방을 내리는 것으로, 약제 선택에 있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약은 콩팥을 망가뜨린다?
적극적인 혈당 조절을 권장하는 이유는 바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 및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 조절과 합병증에 대한 연구(DCCT)에 따르면, 당화혈색소치가 높을수록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증, 신경병증, 미세단백뇨와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당뇨병약으로 혈당을 잘 조절하게 되면 오히려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해 콩팥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대신, 콩팥이 약한 경우에는 투여 중인 약제의 용량을 줄여 약제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당뇨병 약으로 콩팥이 나빠진다는 잘못된 생각에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가, 오히려 콩팥 합병증으로 더 합병증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