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의대교수·의대생 "커리큘럼 개선 위한 정부 지원 필요" 복지부 "반드시 필요한 분야" 거듭 인재양성 의지 밝혀
2012년 연구중심병원 지정평가 이후 '의사과학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이들을 양성하는 커리큘럼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김종일 교수(생화학교실)는 22일 용산드래곤 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공동 학술대회를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사 양성체계 개편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9년 교육부가 의과대학생 5594명, 의전원 학생 27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현재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설문에 따르면 의대·의정원 학생 중 73.1%(2521명)가 졸업후 개원의/봉직의 진로를 희망했으며 임상 대학교수를 원하는 학생도 48.2%(1660명)를 차지했다. (복수응답 가능)
이어 의사과학자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7.6%(261명)에 그쳤으며 '잘 알고 있다'는 응답도 17.4%(600명)이 전부였다. 일선 의대·의전원 학생들에게 의사과학자로의 진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낮은 상태임을 보여주는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더 문제는 커리큘럼. 지난 2019년 7~8월까지 약 한달간 40개 의과대학 중 31개 의과대학생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예과 연구관련 과목 수(총 과목 대비 비중)는 7.8%(53개), 의학과에서는 2.7%(69개)로 이를 합쳐도 3.8%(122개)로 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연구 관련 과목은 평가도 느슨했다. 총 122개 연구 관련 과목 중 17개 과목(약 14%)을 PASS/FAIL로 평가에 그쳤다.
김 교수는 "23곳 의대·의전원 학생 상당수가 졸업 전 기본교육과정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확인했다"며 "몰입형 교육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15곳만 시행할 뿐, 8곳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몰입형 교육을 하지 않는 이유는 '예산확보의 어려움'을 100%로 꼽았다"며 "현재 현재 의과대학 재원으로는 해당 커리큘럼을 추진하는데 재정적인 애로를 피력한 기관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의대생협회 전시형 회장은 "최근 연구관련 커리큘럼이 급증한 것을 피부로 체감하지만 일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면서 "대부분의 대학이 직업학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40개 의과대학의 연구프로그램이 유사한 것을 볼 때 의대별 고민이 부족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배홍철 사무관은 "임상의사에 집중하고 있는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고등교육법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를 통해 현재 커리큘럼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어려운 합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더 나아가 결과에 대해 협조도 부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