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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위험성 경고하는 폐암학회…위해성 일반 담배 수준

발행날짜: 2019-11-23 05:45:58

폐암학회, 학술적 관점에서 신종 전자담배 위해성 점검
"신종담배 일부 위해 성분, 일반담배보다 더 높아"

22일 폐암학회는 잠실 롯데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최근 논란을 빚은 신종 전자담배와 관련 학술적인 영역에서 위해성 여부를 점검했다.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95% 더 안전하다(덜 해롭다)고 나온다. 이건 근거 불충분한 미신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폐손상 및 사망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학자들이 가열형(궐련형) 담배 역시 다른 신종담배 못지 않게 위해성을 가졌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액상형, 가열형 등 신종담배가 일반적으로 일반담배보다 위해 성분이 낮다고 하지만, 특정 위해 성분의 경우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배출되는 등 '더 안전하다'고 볼만한 증거가 아직 불충분 하다는 것이다.

22일 폐암학회는 잠실 롯데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최근 논란을 빚은 신종 전자담배와 관련 학술적인 영역에서 위해성 여부를 점검했다.

보건복지부는 관련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폐손상 및 사망 사례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유해성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날 학회에서는 그간 수집된 여러 학술 근거를 통해 가열형, 액상형 모두 일반담배 못지 않게 충분한 위해성을 가졌다는 점을 환기했다.

▲미신1. 가열형(궐련형) 전자담배는 안전하다

신종담배의 안전성 평가를 발표한 강남세브란스병원 박 교수는 "가열담배인 아이코스(상품명)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자담배의 일종"이라며 "업체는 800~850도로 태우는 일반담배 대비 가열형은 300~350도로 태우지 않고 찌기 때문에 해로운 물질이 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낮은 온도로 가열했다고 해도 카본 유래 물질은 줄기는 하지만 해로운 물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경고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아이코스에서도 벤조피렌, 벤젠이 충분히 방출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작년 식약처의 분석 결과 아이코스, 글로, 릴 3개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 벤젠, 벤조피렌, 니트로소노르니코틴,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등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바 있다.

또 아이코스의 니코틴은 일반담배와 비슷하고 타르 함량은 오히려 더 많았다. 일반담배 한 개비당 타르 함량은 0.1~8mg인데 반해 아이코스는 9.3을 기록했다.

박 교수는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B의 연구 결과를 보면 담배를 물리는 홀더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을 경우 유해물질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열 개비를 피고 청소를 해도 까만 찌꺼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그는 "담배를 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담배의 일부가 일반적인 궐련담배처럼 똑같이 타버렸다."며 "아이코스에 물렸던 일반담배를 분해한 결과 속은 타버렸고 필터 변성 및 포름알데히드의 방출이 관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여러 연구에서 가열형(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결과들도 있지만, 또 일부 연구에서는 세포 수준에서 가열형 담배의 영향을 살핀 연구에서는 공기 순환 방해가 관찰됐다"며 "일반/전자담배 흡연 3달 후 영향을 살폈을 때 인체 생리학적 유해성은 동일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신2. 액상형 담배는 일반형 대비 95% 안전하다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는 "일반담배 대비 95% 안전하다"는 말이다. 이 말의 기원은 어디일까.

박 교수는 "이런 근거가 불충분한 미신은 2014년 너트(nutt) 연구진이 이끈 연구에서 나왔다"며 "사실 이건 과학적인 연구가 아니라 패널들을 모아놓고 패널들의 주관적인 견해들을 종합한 의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시 패널 토의에서 12개 제품을 정해서 일반담배의 위해도를 100으로 했을 때 전자담배의 위해도를 5로 점수화하면서 이런 미신이 생겼고, 이 토의 결과를 근거로 여러나라 정부에서는 95%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를 하기도 했다"며 "이후 이 연구에 모집된 패널의 기준과 담배 회사와의 연관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었고, 수상하다는 반박 연구 와 의견들이 나온 바 있다. 실제 객관적인 과학적 증거들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못지 않게 충분한 유해성을 갖고 있다는 결과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높은 전압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울 때 일반담배 대비 포름알데히드가 더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뿐 아니라 향, 맛 성분 첨가시 포름알데히드의 방출량이 상승한다.

박 교수는 "신종담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은 일반적으로 일반담배보다 낮을 수 있지만 일부 성분의 위해성은 일반담배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많은 연구는 신종담배의 위해성이 일반담배 못지 않게 충분히 있다는 걸 보여주고, 그 어떤 연구도 신종담배가 건강에 완벽히 안전하다는 걸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신3. 전자담배로 일반담배의 대체제 가능

전남의대 호흡기내과 김유일 교수(전남금연지원센터)도 전자담배가 흡연자의 대체제로 권장될 수 있다는 미신을 반박했다.

신종 담배 전자담배, 무연담배, 물담배, 약초담배 등의 신종담배가 '덜 해로운' 담배의 관점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도 담배를 끊기가 어려운 흡연자에게 대체제로 권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에 김 교수는 "아직 신종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거나 안전하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세계보건기구, 미국질병관리본부, 세계폐재단, 세계의학협회 등의 보건 및 의학관련 기구는 이 때문에 사용을 (금연 대체제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가 안전한 담배가 아니라는 것이 전 세계 담배 규제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라며 "전자식흡연욕구저하제의 경우도 액상 및 기제상 성분 분석 결과 전자담배와 다른점이 별로 없었고,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분석에서는 조사대상 5개 전자흡연욕구저하제 중 2개 제품에서 니코틴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전자식흡연욕구저하제 역시 전자담배와 함께 금연보조제로 홍보되고 있지만 아직 금연보조 효과를 확정짓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게 김 교수의 판단. 위해성에서 일반담배와 유사할 수 있고, 금연 욕구 저해 효과도 불분명해 전자담배를 대체제로 권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연구결과들이 엇갈려 전자담배와 함께 안전성 및 금연효과 파악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약초담배 역시 니코틴이 들어 있지 않아 중독성이 없고 금단현상을 최소화한다고 홍보하지만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와 유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