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③| 2020년도 레지던트 1년차 지원 현황
전공의 수련 3년제를 통해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는 내과, 외과에 실제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과는 일부 수련병원을 제외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반면 외과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메디칼타임즈가 2020년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마감일인 지난 27일 전국 수련병원 중 52개 병원을 대상으로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내과의 경우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소위 빅5병원은 정원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서울대병원은 23명 정원에 33명이 지원했으며 세브란스병원도 29명 정원에 33명이 원서를 냈다. 서울아산병원도 정원은 26명이었지만 34명이 몰렸고 삼성서울병원은 19명 정원에 29명이 지원하면서 경쟁이 치열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시 51명 정원에 61명이 지원하면서 대형 대학병원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빅5병원 이외에도 지역별 국립대병원도 무난한 성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산대병원과 경상대병원, 영남대병원은 무난하게 정원을 채웠으며 그 가운데 경북대병원은 13명 정원에 15명이 몰리면서 경쟁했다.
수도권에서도 한양대서울병원은 12명 정원에 15명이 지원했는가 하면 길병원과 아주대병원도 각각 9명 정원에 10명, 한림대성심병원도 7명 정원에 8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반면 정원 미달을 기록하면서 내년도 수련 차질을 예고한 수련병원도 있었다. 울산대병원은 7명 정원에 3명이 지원하는데 그쳤으며 동아대병원도 7명 정원에 4명만 지원하면서 한숨이 깊어졌다.
심지어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4명 정원을 내걸었지만 단 한명도 지원자를 찾지 못했으며 순천향대천안병원도 8명 정원에 3명만이 원서를 접수하면서 험난한 2020년을 예고했다. 국립대병원 중에서도 전남대병원은 17명 정원에 15명이 지원하면서 미달을 기록,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집계결과를 두고 내과학회 관계자는 "빅5병원으로 몰리는 것을 볼때 결국 해당 병원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의지를 갖고 있는지 등 수련환경이 지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내과 전공의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수련병원 한 관계자는 "내년도 내과 4년차가 전문의로 빠져나가면 3년차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첫해인만큼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 첫 3년제로 전환한 외과는 미달 과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보였다. 특히 외과는 내과와 달리 빅5병원임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가 눈에 띄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5명 정원을 내걸고 전공의를 찾았지만 6명 모집에 그쳤으며 서울아산병원도 13명 정원을 내걸었지만 12명 지원에 만족해야했다.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각각 17명, 13명 정원을 무난하게 채우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며 서울대병원만 빅5병원 중 유일하게 11명 정원에 14명이 몰렸다.
지방 국립대병원 등 그 이외 수련병원들은 제로 지원율을 기록하면서 저조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들도 미달현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은 물론 한림대성심병원, 강동성심병원까지 지원자를 단 한명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지방에서도 단국대병원, 울산대병원, 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이 지원율 제로행진을 이어갔다.
전남대병원이 5명 정원에 3명이 지원하는데 그쳤으며 충남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은 각각 3명 정원에 2명 지원해 그나마 제로 지원율에서 벗어났다.
그 와중에서도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은 무난하게 정원을 채웠으며 경희대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중앙대병원, 강북삼성병원도 정원을 채우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대한외과학회 임원은 "작년, 재작년 전공의 충원율 현황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탄력정원도 있으니 좀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때 지원율 60%까지 추락한 적도 있었다. 지금이 최악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