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진, 케타민-알콜 섭취 상관성 연구 케타민 투여 그룹서 음주량·음주 일수 감소 현상 확인
전신 마취 유도와 유지, 통증의 경감을 위해 사용되는 해리성 전신마취제 케타민이 알콜중독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정신약리학 라비 다스(Ravi K. Das) 교수 등이 진행한 케타민과 알콜 섭취 상관성 연구가 네이쳐커뮤니케이션스에 26일 게재됐다(dx.doi.org/10.1038/s41467-019-13162-w).
일반적으로 알콜 섭취 후 기분 좋음과 같은 뇌 보상 회로가 작동한다. 반면 케타민은 기억을 회복시키는 데 필요한 뇌의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이 기억 회복 과정을 방지한다. 연구진은 뇌의 보상으로 알콜 중독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 케타민으로 보상 기억을 지우는 것이 음주 욕구 해결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에 참여한 90명의 사람들은 그간 유해한 음주 행동을 했지만 알콜 중독으로 정식 진단을 받지 않았으며 치료를 받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그들은 주당 74단위(권장 한계의 5 배)를 마셨다.
참가자들에게는 맥주 한 잔이 주어졌고 과제를 마친 후에는 마실 수 있게 했다. 이어 술을 마시려는 욕구를 평가하고 맥주와 다른 음료의 이미지를 보여 주면서 기대되는 즐거움을 평가해 맥주 이외의 보상 추억을 활성화했다.
연구 참가자의 1/3은 맥주 대신 케타민을 정맥 주사했다. 다른 그룹에는 위약이 주입됐고 나머지 그룹에는 케타민이 투여됐지만 음주 기억 활성화 작업은 없었다.
이 방법으로 10일 동안 추적 관찰했는데 기억 활성화 작업과 함께 케타민을 투여받은 사람들은 다른 연구 참가자들보다 술을 적게 마시고 술을 마시지 않도록하는 욕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양의 맥주를 주었어도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맥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적었고,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욕구도 적었다.
이 효과는 9 개월의 추적 조사 기간 동안 지속됐다. 세 그룹 모두 음주량이 어느 정도 감소됐지만 케타민+기억 활성화를 진행한 사람들은 초기에 훨씬 더 두드러진 개선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반적인 개선이 두드러졌다.
케타민+기억 활성화를 진행한 사람들은 9개월 동안 평균 주당 알코올 소비량이 타 그룹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또 케타민을 투여한 두 그룹만이 음주량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고, 케타민+기억 활성화 그룹 만이 음주 일수와 폭식 행동을 크게 감소 시켰다.
다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단하고 접근하기 쉬운 접근법이지만 방법 최적화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케타민 투여가 과도한 음주 또는 다른 약물 중독에 유용한 치료법으로 전환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