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식도암의 경우 내시경 절제술이 수술과 생존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진행성 식도암의 경우 화학 방사선 요법, 즉 항암제가 과거 항암 방사선 요법에 비해 향상된 생존율로 인해 표준 요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29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제소화기학술대회(KDDW 2019)에서는 전국적으로 10년간에 걸쳐 이뤄진 식도암 치료에 대한 코호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책임자인 이화여대 의과대학 정혜경 교수는 "우리나라의 식도암 치료법과 생존율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한국에서 이뤄진 10년간의 식도암 치료와 예후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005년 1월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전국 19개 의료기관에서 식도암으로 진단된 환자 6354명을 추적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10년간 관찰된 환자의 평균 연령은 64.9세로 대부분이 편평상피세포암(96.9%)로 진단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식도암의 진단은 점점 더 정확해지고 빨라지고 있었다. 초기 식도암 진단 비율이 2005년 24.7%에서 2015년 37.2%로 1.5배 가량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기 식도암 치료를 위한 방법들도 늘어가는 추세였다. 여전히 전통적 치료법인 식도 절제술을 받는 환자가 52.3%로 절반에 달했지만 조기 치료법도 증가하고 있었다.
실제로 내시경 절제술은 2005년 1%대에 그쳤던데 반해 2017년에는 7%대까지 늘어났고 평균적으로도 5.8%로 증가 추세에 있었다.
그만큼 새롭게 도입되는 치료법도 늘고 있는 추세였다. 선행 화학요법(neoadjuvant therapy)을 받은 환자가 평균 12.4%를 차지했고 보조요법(adjuvant therapy)도 11.1%로 늘어났다.
진단과 동시에 진행되는 동시 화학 방사선 요법(combined chemo radio therapy, CCRT)를 받은 환자도 27%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렇게 과거 식도 절제술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들이 발달하면서 생존율도 길어지고 있었다.
10년간의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 1기 초기암의 경우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와 식도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47%대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3기로 접어들면 경향은 달랐다. 내시경 절제술의 생존율이 식도 절제술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기 식도암에 적용하는 동시 화학 방사선 요법도 마찬가지였다. 2~3기로 병이 악화될 수록 선행 요법 및 보조요법보다 생존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자리는 새롭게 개발되는 항암제들이 대신하고 있었다. 화학방사선요법(chemoradiotherapy)으로 불리는 선행 항암 치료의 비율이 2005년 5%대에서 2017년 10%를 넘길 정도로 의료진들의 선택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혜경 교수는 "진단 기술의 발달로 조기 식도암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내시경 절제술의 비율도 올라가고 있었다"며 "특히 내시경 절제술이 식도 절제술과 비슷한 장기 생존율과 안전성을 확보하며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2~3기로 넘어갈 수록 과거 CCRT를 선택했던 의료진들이 화학방사선요법, 즉 항암제를 활용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CCRT와 비교해 생존율과 안정성이 높다는 이점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