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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않고 붙인다…패치형 치매치료제 개발 경쟁

발행날짜: 2019-12-04 05:45:56

리바스티그민 FDA 승인 이어 도네페질도 임상 3상 착수
"구토 부작용 경감, 복용편의성 등에서 강점"

SK케미칼이 치매치료제 성분 리바스티그민을 패치 제형으로 개발,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FDA 승인을 받는 등 치매치료제 제형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진들은 치매 치료제 특성상 경구제 대비 부작용 경감 등 패치제의 장점이 많다며 패치제 처방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구형 치매 치료제의 새 제형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SK케미칼은 리바스티그민 성분 치매치료 패치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매치료 패치의 FDA 승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케미칼의 치매치료패치 SID710
치매치료 패치는 2007년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처음 개발에 성공했으나 핵심기술인 TDS(경피전달체계·Transdermal Delivery System)의 기술장벽 때문에 동일 제형 개발에 난항이 지속됐다.

가톨릭의료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치매 환자의 특성상 경구제보다 패치제 사용이 더 빈번하다"며 "경구제는 약효 피크(peak)가 있어 구토나 오심 등 부작용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패치제는 서서히 피부에 흡수되기 때문에 같은 성분이라도 구토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며 "리바스티그민의 경우 10명 중 3명은 복용이 어려울 정도로 사이드 이펙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치매 첫 진단 환자에게 경구제 보다 패치형을 우선 사용할 정도로 리바스티그민 처방에 있어서는 패치 제형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게 양 교수의 진단.

양 교수는 "리바스티그민은 보통 하루 두 번 복용하는데 치매 환자들이 매번 챙겨먹기란 쉽지 않다"며 "하루 한번 붙이는 패치제가 이런 점에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틀 이상이나 일주일까지 약효가 지속되는 패치제형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도네페질 성분으로 패치제가 개발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치매 치료제 분야에서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패치제 개발이 불붙고 있다.

셀트리온이 아이큐어와 공동으로 도네페질 패치제 임상 3상 진행에 이어 동아ST도 패치제 개발에 착수했다. 보령제약은 라파스와 함께 패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치매학회 관계자는 "도네페질 역시 구토 부작용이 심하다"며 "패치제가 개발된다면 의료계의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으로 패치제 부착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도 약 20% 가까이 되기 때문에 해결 과제들이 남아있다"며 "도네페질은 보통 일일 1회 복용하기 때문에 좀 더 오래가는 제형이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경구제를 패치로 만드는 경피전달 기술의 획득이 쉬운 편이 아니"라며 "본사도 199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관절염 치료패치 트라스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패치제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