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이 간호사가 없어 병동을 폐쇄하는 지경에 달하자 병원계가 대형 대학병원에 취업한 간호사를 대기기간 중 중소병원에 선취업시켜 인력난을 해소하는 초단기대책을 모색중이다.
대한병원협회 산하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9일 오후, 올해 마지막 회의를 갖고 당장 시급한 중소병원 간호인력난 숨통을 트이게 해줄 초단기대책을 논의했다.
비대위가 고민 끝에 내놓은 대책은 대형 대학병원과 중소병원간의 상생 전략.
대형 대학병원이 채용한 2020년도 간호사 중 후순위 20% 해당하는 간호사를 대기 기간동안 지역 내 중소병원에 사전교육 명목으로 근무하도록 하자는 게 병원계가 찾은 묘책이다.
대형 대학병원과 해당 지역 협력병원간에 대기 간호사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게 포인트.
대형 대학병원에 무한 대기 중인 간호사는 바로 의료현장에 투입,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일선 병원입장에선 교육생 신분이라도 간호사를 채용해 병동을 운영할 수 있으니 한시름 덜 수 있어 윈윈전략인 셈이다.
이를 위해 비대위는 빅5병원을 중심으로 대형 대학병원의 간호사 대기 현황과 함께 각 간호대학 미취업 간호사 실태를 파악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병상 규모를 2개병동에서 4개병동으로 확대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간호사 인력이 더 필요해진 상태.
게다가 2019년 한해동안 환자쏠림으로 대형 대학병원도 간호사 인력 부족을 느낀터라 전년 대비 대기 간호사를 늘려놓은 상태다.
즉, 내년도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더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비대위 정영호 위원장(중소병원협회장)은 "대형 대학병원에 대기하는 기간동안이라도 지역 내 중소병원에서 자리를 채워줬으면하는 게 일선 중소병원들의 바람"이라며 "그정도로 중소병원 인력난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선 중소병원은 당장 1~2개월, 2~3개월을 버티기 힘들어 대기 간호사가 대형 대학병원에 발령을 받아 출근하기 직전까지만이라도 간호사를 수급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초단기 대책 이외에도 복지부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확대 등 간호사 채용이 불가피한 제도나 정책은 당분간 중단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의료인력난은 5년 10년을 대비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거듭 우려를 제기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는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의사·간호사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논의에 돌입, 내년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