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관 경험 성숙해진 김현지 전문의 "의료계, 국민들과 함께 가야" 한일병원 봉직의와 서울시의사회, 여당 업무 병행 "복지부장관이 인생 목표"
"국민건강을 전제로 보건의료 정책 개선에 기여할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도전하는 떠돌이'(advendering, adventure+wandering) 의사 김현지의 인생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겠습니다."
김현지 내과전문의(34)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보건의료 개선에 대한 소신과 목표를 이 같이 밝혔다.
김현지 전문의는 서울의대(2011년 졸업)를 나와 서울대병원 전공의 수련, 대한전공의협의회 기동훈 집행부 부회장을 거쳐 1년 6개월 간 더불어민주당 의사 출신 윤일규 의원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의료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현재 한일병원 중환자실(ICU) 전담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와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의사소통 TV(유튜브) 진행자 및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 등 의료계 안팎에서 맹활약 중이다.
한마디로 의료정책에 욕심 많은 30대 젊은 의사인 셈이다.
여당 비서관에서 중소병원 봉직의로 변신한 김현지 전문의 어떻게 달라졌을까.
전날 밤샘 당직 근무 후 이른 아침 기자와 만난 김현지 전문의는 "한 달 전부터 한일병원에서 주 2회 중환자실 전담의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비서관 전에도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눈치 보지 않고 혼자 결정해야 하는 전담의가 제 성격과 맞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봉직의로 밤샘 당직과 의료단체 및 여당 업무를 병행하는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김현지 전문의는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 수련과정보다 이틀 밤샘 당직이 오히려 수월하다. 중환자들을 보살피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혹시 실수하더라도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정성 있게 진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의료 정책에 기여하겠다는 목표가 있어 봉직의 업무와 함께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와 더불어민주당에서 크고 작은 업무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서관을 경험하면서 의료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어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님에게 의견을 타진했고, 박 회장님이 흔쾌히 수락했다. 민주연구원 의사소통 TV 진행은 의사 출신이 사회 현안을 진단하는 방식을 원한 양정철 연구원장 의견으로 추천됐다"며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윤일규 의원을 비서관으로 보좌하면서 한층 성숙해졌다.
그는 "윤일규 의원님은 봉직의와 서울시의사회 이사, 민주연구원 유튜브 진행 등 저의 모든 결정을 찬성하고 지지했다. 1년 6개월 동안 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정당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의료 전문가로서 소신을 고수하는 윤 의원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의정 활동을 통해 '국민들이 의사들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
역으로 말하면, 의사들은 국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의미다.
김현지 전문의는 "국민들 정서와 분리된 의사들의 주장은 정책과 제도화되기 힘들다. 국민 상당수가 월수입 200만원 이하인데 월 1000만원 이상이라는 정부 통계가 매년 발표되는 현실에서 의사들이 힘들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보건복지부를 향해 쓴 소리를 했다.
그는 "공급자(보건의료계) 협력을 얻지 못하는 정책과 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고 단언했다.
김현지 전문의는 "의사협회가 왜 현안마다 반대하는지 복지부의 공감 능력과 노력이 부족하다. 외과계 전공의 기피 문제도 뒤늦게 수가 인상으로 만회하려 하지만 되돌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일방적인 결정으로 당장은 정책을 시행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필요한 의료정책으로 '주치의제'를 주저 없이 꼽았다.
김현지 전문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 환자 등록 개념인 주치의제가 필요하다"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주치의제에 반감이 있는 것으로 안다. 국민들과 의료계 합의 과정 등 20~30년 중장기적 논의를 거쳐 지불보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의 목표와 꿈은 무엇일까.
김현지 전문의는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고 싶다"면서 "지금은 직업과 직책, 급여에 연연하지 않고 보건의료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평범한 젊은 의사인 그를 변화시킨 결정적 계기는 치열했던 서울대병원 전공의 시절 동료 의사의 말 한마디다.
"당신이 속한 집단에 불만이 있다면 안주하지 말고, 당신을 이해하는 집단으로 소속을 바꿔라."
미혼인 김현지 전문의는 "저의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