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연구팀, 2017년 ACC/AHA vs 2003 JNC7 비교 "기준 강화로 환자 수 늘지만 만성신장질환 등 되레 감소"
2017년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고혈압의 진단 기준을 130/80mmHg(수축/이완기)으로 강화했지만 기준 강화만으로는 심혈관 위험도 증가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기준을 강화하면 고혈압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명목상의 환자 수 증가에 해당할 뿐 실제 심혈관 사건 증가와는 상관이 없었다.
아일랜드 국립 심혈관 건강 예방기관의 존 멕에보이(John W. McEvoy) 교수 등이 진행한 2017년 ACC/AHA 혈압 가이드라인-심혈관 사건 발생률 연관성 연구 결과가 28일 국제학술지 자마에 게재됐다(doi:10.1001/jama.2019.21402).
2017년 ACC/AHA는 고혈압의 정의를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이상으로 변경했다. 새로운 혈압 값은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변경됐지만 국내는 기존의 140/90mmHg 기준을 유지한 바 있다.
고혈압의 진단 기준을 강화하면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을 성인병 환자로 만들어 진료비 등 사회적 비용이 급증할뿐더러실제 임상적 효용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 기준(2003 Joint National Committee , JNC7)과 새로운 기준(2017 ACC/AHA)에 따른 주요 심혈관 사건의 차이가 발생하는지 조사했다.
2013~2016년까지 미국 국립 건강 영양 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 및 1990~1992년까지의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ARIC)를 대상으로 ▲동맥경화성심장혈관질환(ASCVD) ▲심부전(HF) ▲만성신장질환(CKD)의 발생률을 조사했다.
성인 9590명이 포함된 NHANES, 8703명이 포함된 ARIC까지 두 연구를 대상으로 2017 ACC/AHA 기준 및 JNC7 기준을 적용했을 때 고혈압 발생 환자 비율은 각각 6.5%, 1.3%로 집계된다.
기준 강화에 따른 환자 수 확대가 발생한 것. 다만 이같은 증가는 실제 위험률 증가와는 상관이 없었다.
정상압 사람들과 2017 ACC/AHA 기준에 따른 고혈압 환자를 비교했을 때 주요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25.2년의 평균 관찰기간 동안 ASCVD는 1386건이 발생했다.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의 발생 위험은 6% 증가(HR 1.06)한 수치다.
같은 기간 HF는 1386건이 발생해 오히려 정상군 대비 9%의 발생 위험(HR 0.91)이 낮았다. 이외 CKD는 2433건이 발생해 정상군 대비 2% 발생 위험(HR 0.98)이 낮았다.
연구진은 "2017 ACC / AHA 지침에 의해서 추정 고혈압 환자가 증가할 수는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증가한 고혈압 환자가 실제 동맥경화성심혈관 질환, 심부전 또는 만성신장질환의 유병률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