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박양명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2번째 환자(48세, 중국인)와 그의 부인인 14번째 환자(40세, 중국인)가 다녀간 부천역 인근 의료기관과 약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2번과 14번 확진환자가 내원한 부천역 인근 부천속내과를 방문했다. 해당 의원은 이미 출입문에 '휴진 안내'를 알리며 폐쇄 조치된 상태였다.
부천속내과 측은 휴진 안내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방문 사실이 확인되어 임시 휴진을 결정했다"면서 "즉시 질병관리본부와 부천시 보건소 관리 하에 방역 및 소독을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내원하는 환자분들의 불안감을 덜고자 당분간 휴진하오니 이해와 협조를 부탁 드린다. 이번 결정은 질병관리본부 및 보건소와 협의 하에 결정됐다. 진료 예정일은 2월 10일이다"라고 휴진 배경을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일본 확진환자와 접촉한 후 입국한 12번 환자의 동선을 주목하고 있다.
12번 환자는 1월 20일 귀국 후 1월 31일까지 서울 남대문과 부천, 강릉, 수원, 군포 다시 부천, 순천향대부천병원 등을 거쳐 2월 1일 자가 격리 중 확진 판정 후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보건당국은 그의 아내인 14번 환자의 3차 감염까지 감안할 때 12번 환자를 슈퍼 감염자로 보면서 그의 동선에 따른 접촉자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가 부인과 함께 2번이나 내원한 부천속내과가 위치한 서전빌딩은 너무도 고요했다. 9층 건물인 서전빌딩은 부천속내과 외에 안과와 정형외과, 치과 등 다양한 의원과 문전약국이 층마다 배치된 전형적인 메디칼빌딩.
임시 휴진을 결정한 부천속내과 원장 등 의료진은 외부와 연락을 자제하며 2월 10일 진료 예정일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천속내과 건물 1층에 위치한 문전약국인 서전약국은 '방역 완료' 문구를 붙이고 정상 영업 중이다.
해당 약국장은 "방역을 완료했다. 언론과 할 말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방문으로 약국명이 공개된 부분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다.
동일 건물에 있는 다른 진료과 의원들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의료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며 의료기관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으나 2명의 확진환자가 내원한 사실이 알려지자 혹시나 모를 불안감이 역력했다.
해당 의원 원장들은 메디칼타임즈의 취재 요구에 "할 말 없다"면서 내원환자들과 의료진들의 심리적, 정신적 안정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근 상가에 위치한 한 약국장은 "확진환자가 인근 의원에 내원한 사실을 몰랐다. 뉴스를 보고 알게 됐다"면서 "부천속내과를 내원하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처방전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의원들이 위치해 감기환자들이 한의원에 올 일이 없다는 점이 우리 약국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천속내과 의원 명 공개 후 부천역 인근 의원들의 내원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 손실도 불가피해보였다.
부천역 인근 의원 의료진은 "환자가 몰리는 월요일인데 내원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부천 의료기관에 확진환자가 다녀갔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지역 주민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시의사회(회장 장현종)는 확진환자 추가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과계 한 임원은 "감기 환자들은 많이 오는데 의사들도 내원환자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심하고 있다. 부천역 인근 개원가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면서 "확진환자가 스쳐 지나갔더라도 의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경영상 타격은 불가피하다. 더 이상 3차와 4차 감염이 안생기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나는 감기환자를 오지 말라고 문에 쓸 수도 없고, 중국 입국자들이 1339 연락을 하고 있지만 내원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마스크 하나에 의존한 채 방역 최일선을 지키고 있다"며 어려운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부천시보건소는 부천역 출입구에 공무원들과 열화상감지 측정 장치를 설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에 주력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