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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병원 '봐주기' 논란 일었던 암평가 이번엔 바뀔까

발행날짜: 2020-02-05 11:43:30

심평원, 위암 등 5대 암 적정성평가 개선안 연구 진행키로
일선 의료현장 "암 진단 후 조기치료율 지표 반드시 개선해야"

소위 '초대형병원' 봐주기 논란이 일었던 5대 암 적정성평가에 대한 개편작업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의료계가 끊임없이 지적한 바 있던 암 진단에 따른 조기치료 여부 등이 평가지표에 새롭게 포함될지 주목된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일 암 적정성평가 개선방안 개발 연구를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수행할 연구자 모집에 돌입했다.

현재 심평원은 대장암을 필두로 유방암, 폐암, 위암, 간암까지 5대 암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중 4대 암(대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이 종합점수 평균이 95점 이상으로 나타나 지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암 치료에 있어 정작 필요한 지표는 오히려 평가에서 제외함으로써 심평원이 몇 개 초대형병원을 봐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위암 등 일부 평가에서 진단에 따른 초기치료율 지표가 제외돼 있다는 점.

소위 초대형병원 몇몇은 암 진단 후 수술까지 걸리는 치료기간이 지방병원 등에 비해 더 긴 기간이 소요되는데 해당 지표를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이들을 심평원이 봐주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서울의 A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위암의 경우 진단을 받고 조기수술하면 95%의 완치율을 기록할 정도로 경과가 좋다"며 "그렇다면 환자가 암 진단받고 수술 등 치료를 받을 때까지 얼마나 걸렸는지가 중요하다. 반드시 포함돼야 하지만 이와 관련된 지표는 찾아볼 수 없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전국에서 알만한 대형병원은 암 수술을 받으려면 한두 달씩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진단 받은 후 한 두 달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조기수술하면 그만큼 완치율이 높은데 한두 달 기다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정작 중요한 지표를 제외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지방병원 의사 입장에서는 수술받으려면 한 두 달은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하는 대형병원을 눈치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의료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암 진단에서부터 퇴원 관리 등 진료 경과에 따른 포괄평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결국 기존 수술기반 평가방식에서 암 질환 치료 전 과정을 포괄할 수 있는 평가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심평원 측은 "현행 5대 암 평가는 수술환자만을 대상으로 평가하므로 암 평가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며 "4대 암(대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현행 지표 평가결과, 종합점수 평균이 95점 이상 지속해서 높아 신규지표 도입 등 발전적인 암 평가체계로 전환 요구된다"고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