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코로나) 발병 이후 보건소가 진료기능을 축소하고 본연의 업무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기존에도 보건소의 진료기능 축소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왔지만 개원가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보건소의 미흡한 대처를 느끼면서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에 따르면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회원들의 대표적인 민원이 보건소가의 방역대책 미흡.
의협 관계자는 "대표적인 민원이 보건소가 판단을 해줘야 하는데 못해주고 의료기관에게 알아서 하라고 말하는 등 방역대책을 못한다는 점"이라며 "선별의료기관으로 보내고 싶은데 보건소가 대처를 못하고 있다는 민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방역주체 컨트롤타워는 국가, 손발은 보건소인 상황에서 평소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일선 의료기관과 진료로 경쟁하고 있으면서 본연의 업무 대처가 많이 미흡하다는 것.
실제 경북소재 A내과 원장은 "중국 방문력이 있는 감기 환자는 의원으로 가면 안 되는데 환자가 보건소에 전화하면 진료를 보라고 안내한다"며 "보건소가 안내를 잘못해서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개원가 B원장은 "발열 환자 문진 중 중국 방문력이 있어 보건소에 신고 했더니 보건소도 우왕좌왕 하면서 대처를 못했다"며 "보건소에서 전화를 준다고 했지만 기다리라고만 하고 연락이 없어 굉장히 답답하고 난처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보건소가 진료기능을 축소하고 보건사업 기능에 충실해야 된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특히,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의 경우 지속적으로 보건소 진료기능 축소와 보건소 공보의 보건사업 기능 충실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대공협 관계자는 "이번에도 신종코로나로 지난 과오가 평가되고 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면 평상시 진료가 유지됐을 것"이라며 "결국 보건소가 필요한 것은 민간 병원과 진료영역에서 겹치는 것이 아니라 보건소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도 대공협 조사 당시 전국 보건소 및 보건지소 1360개 기관 중 601곳(44.19%)이 반경 1km 이내에 민간의료기관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보건소가 진료영역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대공협 조중현 회장은 "대공협 차원에서는 의료취약지가 아닌 곳에서는 만성질환 관리를 민간의원과 경쟁하면서 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곧 공보의 TO와 관련해 논의가 이뤄질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전향적인 반영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