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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행 5년전 예측 논문 재조명…폐손상도 일치

발행날짜: 2020-02-25 05:45:56

중국 말굽박쥐 유래 바이러스로 유전자 재조합 진행
교신 저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소속…실험체 유출 음모론도 고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출현이 이미 5년 전 예측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중국 말굽박쥐가 가진 바이러스가 야생 동물 시장을 통해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으며 그 위해성이 폐에 집중될 수 있다고 제시한 연구가 재조명받고 있다.

바이러스의 기원 및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위, 감염의 이동 경로, 백신/면역요법의 사용 가능성 면에서 현재 상황과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 특히 해당 연구를 진행한 주요 저자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소속이라는 점에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일로를 맞이하면서 과거 감염 및 확산을 정확히 예측한 연구가 재주목받고 있다.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간의 전파 가능성(a sars-like cluster of circulating bat coronaviruses shows potential for human emergence)을 주제로 한 해당 학술논문은 지난 2015년 11월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됐었다(doi:10.1038/nm.3985).

사스는 사향고양이에서, 메르스는 낙타에서 유래했다. 전세계적인 사스와 메르스를 지켜본 연구진들은 중국내 야생 말굽박쥐가 보유한 바이러스가 사스와 비슷한 작용 및 인체 감염 가능성을 가진다고 판단, 인위적으로 말굽박쥐 유래 바이러스(RsSHC014-CoV )와 동물원성 CoV 스파이크 단백질을 재조합해 실험을 진행했다.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가 어떻게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대처법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연구가 기획된 셈.

코로나19의 유전자는 박쥐 유래 바이러스와 89%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연구실 바이러스와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쥐 유래 바이러스를 가진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다.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와 비슷한 박쥐 유래 바이러스를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만들었고 쥐 실험을 통해 치료법과 백신을 만드려고 했다는 뜻이다.

재조합된 바이러스는 호흡기 세포 감염성, 즉 폐렴을 일으키는 능력이 강력했다. 쥐 실험 결과 해당 바이러스는 기도에 있는 세포와 만나 변형 및 폐 손상을 일으켰다. 실제로 코로나19의 피해가 폐 손상에 집중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안지오텐신 변환 효소II(ACE2)와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 상피세포 ACE2와 교착을 저해하는 항체를 만들면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백신과 면역요법을 둘 다 진행했지만 늙은 쥐와 어린 쥐에서 효과의 정도 차이만 확인했을 뿐 확실한 치료 효과를 밝히진 못했다. 당시 치료제 개발에 이미 실패했다는 것.

당시 연구진은 "이 모델을 통해 백신과 면역치료 방법을 개발하려고 했다"며 "중국 박쥐에서 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고 이것이 만일 인체 감염을 일으킨다면 전세계적인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야생 동물을 거래하는 마켓을 통해 인체 감염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해당 연구에 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연구소에서 사용된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가 유출돼 현재 코로나19로 창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교신저자인 Zhengli-Li Shi 교수는 우한바이러스 연구소 소속. 해당 연구소와 코로나19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화난수산시장과의 거리는 32km에 불과하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주축으로 2015년 바이러스 모델을 만들었고 해당 연구에서 제기하는 내용들이 현재 상황과 상당수 유사하다는 점이 의혹의 배경이다.

실제로 중국 공대 생명공학과 Botao Xiao교수는 최근 논문을 통해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숙주로 거론된 박쥐가 우한시 인근에 없다는 점, 박쥐 유래 바이러스를 연구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및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WHCDC)가 화난수상시장과 인접해 있다는 점, WHCDC 연구소 연구원이 박쥐를 직접 잡기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실험실 폐기물 유출을 통한 인체 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소속 Zhengli-Li Shi 교수는 "목숨을 걸고 코로나19와 연구실 유출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을 온라인에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