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좌담회]내과 4년차 사라진 올해부터가 관건 전공의 3인 "아직은 과도기…수련 질 저하 우려"
내과와 외과가 수련기간을 3년제로 전환한 이후 각 과를 지원하는 현장의 전공의들은 인식변화에 영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3년제 전환 이후 수련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고 제도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어 반쪽짜리 내과전문의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내과 3‧4년차가 동시에 전문의로 배출되는 시점에 맞춰 내과‧외과 수련 3년제 전환에 대한 시각을 전공의들에게 직접 들어봤다. 좌담회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삼성서울 외과 3년차), 서울대학교병원 박우찬 전공의(내과 4년차), 한석문 전공의(내과 3년차)가 참석했다.
"내과 3년차 전공의 '낀 세대'…올해부터 진짜 시작"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3‧4년차 내과 전공의들은 3년제 전환이후 실제 현장에서 수련 질 저하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전문의로 배출된 내과 3년차 전공의까지는 위에 4년차 전공의라는 버퍼(Buffer)가 있었지만, 더 이상 4년차가 없는 올해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우찬 전공의= 3년제 전공의와 4년제 전공의 차이가 있다하면 결국 제일 차이나는 것이 로테이션이다. 각 분과에서 일하는 것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게 3년제 전공의의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4년제를 경험한 전공의로서 3년차까지 정신없이 달려온 느낌인데 4년차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정리하면서 공부하는 느낌이라 후회는 없다. 3년제도 어떻게든 흘러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한석문 전공의= 3년제를 겪으면서 언더트레이닝에 대한 우려가 당연히 있고 평균적으로 올해 나온 3년제 전문의와 4년제 전문의를 두고 평균적으로 어디가 실력이 더 높은가 하면 4년제가 더 높을 것이다. 그만큼 1년 동안 경험과 트레이닝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3년제의 경우 전환 첫해였기 때문에 그만큼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채워주려는 노력이 충분하진 않았다고 본다.
박우찬 전공의= 다만, 내시경이나 순환기내과 소화기내과 등 필수 분과는 꼭 수료해야 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 취득에 미흡해서 자격이 안 된다거나 부족하게 배우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한석문 전공의= 서울대병원은 입원전담전문의가 있고 전공의 수도 많았지만 인력이 적은 병원은 분과 로테이션이나 치프도 못하고 주치의만 3년 하다 끝날 수도 있다. 지금도 로테이션 중 어디 분과 못 돌아서 아쉽다고 하는데 만약 제대로 된 분과 외래나 교육을 못 받고 입원환자만 3년 보고 의국을 졸업하면 반쪽자리 내과의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Q. 그렇다면 올해부터 작년의 4년차의 역할을 올해 3년차가 하게 된다. 이에 대한 우려는 없는가?
박우찬 전공의= 동기들과 한 번씩 걱정스럽게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긴하다. 지금까진 3년차 전공의 위에 4년차라는 버퍼가 있었기에 3년차를 100% 활용 안 해도 부족한 부분 메우는 게 가능했다고 본다. 하지만 4년차가 없이 온전히 3년차만 있으면 업무도 과중해질 것이고 특히 로테이션이나 수련 외에도 과의 치프를 맡아 조율할 것이 많아 걱정은 있다.
박지현 회장= 수련이라는 게 위에 누가 티칭을 해주는 사람이 있고 전공의 입장에서 도와주는 사림이 있는 것이 크다. 결과적으로 (전문의)시험이란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해내지만 배우는 입장에서 힘겨움은 다르다. 처음 3년차로 퍼스트를 서는 것과 4년차가 옆에 있는 것은 다르다.
현재 외과는 3년제와 4년제가 커리큘럼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둘 다 퍼스트를 하거나 치프를 하게 된다면 준비의 성숙기간이 부족하다. 지금 3년제는 낀 세대이기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 세팅도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걱정은 있다. 교육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석문 전공의= 교육 환경을 이야기하기에는 교수님들이 외래진료, 시술, 수술등을 하기도 바쁘다. 전공의 챙기기 어렵다는 의미이고 전공의를 챙겨서 알려주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지 못한다고 이상한 게 아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준비가 안 된 것이다.
"3년제 여파 세부분과 3+2 논의 곤란하다"
지난해 소화기연관학회에는 내과 3년제 전환 이후 소화기분과 2년제를 논의했다. 즉, 3+2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 이를 두고 전공의들은 3년제의 수련질을 어떻게 높일 것이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우찬 전공의= 군대를 갈 계획인데 3년이란 시간이 지나면 펠로우 기간이 2년이 돼있을 것 같다. 전공의 입장에선 3+2가 제도화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서 우려가 되지만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있다.
박지현 회장= 외과는 분과전문의가 기간이 정해져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대전협 회장으로서 3+2는 자발적 노예계약으로 전공의법의 적용을 안 받는 새로운 꼼수라는 생각에 내과 전공의들을 의견을 들었을 때 오히려 환자를 위해서 그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내과 전공의들이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한석문 전공의= 3년제 내과 전공의로서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다. 4년이든 3년이든 나오는 자격증은 똑같은데 분과 전문의 트랙에서 차등을 두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법적인 부분을 떠나서 같은 자격증을 줬는데 트레이닝 기간이 다르다는 것은 3년제가 열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는 것인지부터 의문이다.
3년제 전환을 되돌릴 수없는 상황에서 3년 동안 어떻게 수련의 질을 고민해야지, 수련기간이 옛날에 비해 적으니 펠로우 기간을 늘린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3년제 전환 인력 부족하다면 과부하는 당연"
박우찬 전공의= 문제가 됐던 전문의 시험 준비기간의 경우 회의를 통해 원래 3년차가 봐야하는 환자를 나눠서 1,2년차가 더 봐주는 식으로 본 곳도 있고 휴가를 나갔다 와서 로테이션 당직을 하듯이 주치의를 봐준 곳도 있다. 개선이 되면 자연스러워 지겠지만 4년차가 빠지는 상황에서 과부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
박지현 회장= 내과든 외과든 두개 연차가 나가며서 크게 타격도 받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이 아니라도 매년 겨울이면 작은 타격은 있어 왔다. 외과의 경우 수술방이 돌아가기 위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력이 있는데 사람이 부족하니 과부하가 심하다. 3년제 바뀌면서 수련이사 만나면서 항상 해왔던 일이고 어차피 전공의가 해내고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실망했다.
외과의 경우 3,4년차가 같이 시험공부하고 4개년차가 지내던 병동 시스템을 2개연차가 하거나 3개 연차가 하면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다. 정말로 전공의가 없어서 수술을 못하고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전국을 헤맬 수 있다.
한석문 전공의= 서울대병원 뿐만 아니라 시험 직전에 타격이 크니 돌아가면서 외래를 보거나 주치의를 하라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체인력이 없다면 업무과부하는 당연히 생기는 부분이고 다른 상대적으로 작은 병원들은 더 크게 다가오는 문제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련환경을 논했을 때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박지현 회장= 결국 수련은 전공의 과정을 거쳐서 전문이 타이틀 획득할 때까지 수련지침이 있는데 학회에서 최소한 이 정도가 전문의 자격을 주는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명목상 말고 실제로 병원에서 책임을 지고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전공의는 노동자이면서 피교육자인 특수한 신분인데 그 과정을 견디면 역량을 획득할 수 있다는 암묵적 계약을 병원이 지켜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