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후보군, 에볼라 바이러스 증식 억제 기전 가져 션 에킨스 "피로나리딘 임상 시도해 볼만한 가치있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치료제를 찾기 위한 노력이 불붙는 가운데 아르테수네이트+피로나리딘 성분에 대한 잠재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볼라와 관련한 전문가로 꼽히는 션 에킨스 박사도 피로나리딘 성분의 작용 기전상 바이러스 증식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며 임상 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찾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는 없지만 대증요법으로 증식억제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요 치료제 후보군 중 하나인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제로 아직 임상이 끝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의 RNA 폴리머라제에 직접 작용해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원리를 가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에볼라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에서 약의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국내외에서 동시 임상 추진중이다.
이전 사스 때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된 AIDS 치료제 칼레트라나 일본에서 개발된 독감약인 아비간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에볼라에 효과를 나타낸 아비간은 실제로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된 클로로퀸은 내성이 심하고 약물 흡수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고유 면역기능을 활성화해서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를 먹어치우게끔 하는 작용을 한다.
신종 전염병이 나타날 때마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 및 면역 기능 활성화 기전의 위 치료제들이 단골로 사용돼 왔다는 뜻.
이런 상황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피라맥스정은 아르테수네이트+피로나리딘 복합제로 앞서 살핀 말라리아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치료제로 관심을 끌었지만 기대감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중앙임상태스크포스 방지환 팀장은 아르테수네이트+피로나딘인산염을 지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논문을 본 적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및 치료제의 전문가로 꼽히는 미국 Collaborations Pharmaceuticals 소속 션 에킨스(Sean Ekins) 박사는 피라맥스 정의 코로나19 관련 임상 추진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션 에킨스는 2019년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로나리딘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보호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doi.org/10.1371/journal.pntd.0007890).
션 빅시는 최근 국내 소아청소년과 김규원 전문의와 2월 28일 이메일 교신을 통해 피로나리딘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션 박사는 "피로나딘 성분에 대한 임상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며 "반감기가 매우 긴 피로나딘의 약물 동력학에 근거해 볼 때 단일 투약 용량으로 에볼라뿐 아니라 코로나19를 치료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로 션 박사는 이와 유사한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신풍제약 측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션 박사와 교신한 김규원 전문의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를 찾기 위해 2000개 이상의 기존 약물을 실험한 션 박사의 연구를 보면 그중 단 세가지 약물만 효과를 보였다"며 "그중 하나가 피로나리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세가지 약물중 피로나리딘이 가장 유력한 에볼라 치료 후보군이라고 연구진은 봤다"며 "그 이유가 피로나리딘은 이미 유럽에서 승인된 약물로 수천 명의 환자들에게 사용됐으며 임상 실험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유리한 분자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피로니리딘은 동물실험을 거쳐서 2019년 미국 CDC가 에디터인 논문으로 다시 발표가 된다. 동물실험에서도 퀴놀로퀸 성분의 약제에 비해 낮은 독성과 뛰어난 효과로 향후 사람에게도 시험을 해보아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doi.org/10.1371/journal.pntd.0007890).
김규원 전문의는 "피라맥스는 WHO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현재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모두 승인받았다"며 "말라리아약으로 개발됐으나 앞서 논문들에서 에볼라, 샤가스병, 결핵균치료에까지 효과가 있는것으로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률적으로 에볼라에 효과가 있었던 약물, 그것도 2000개중 효과가 있었던 단 3가지 약물중 하나라면 코로나19도 치료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에볼라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 치료제로 임상에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피로나리딘 또한 유력한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