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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10명 중 8명 코로나 공포…87% "그래도 치료"

발행날짜: 2020-03-16 13:59:22

서울대-명지병원 공동 연구진 1300명 대상 설문조사
간호사들이 가장 두려움 느껴…절반 이상 "피해 우려"

의료인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환자를 대면하는데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호사들의 두려움이 가장 심각한 상황. 하지만 이들 중 87%는 그럼에도 감염병 진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명지병원 공동 연구진은 최근 의사, 간호사, 보건직 등 보건의료인 13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6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의료진들은 자신들의 근무하는 병원에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우려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보통, 22.7%는 높다고 답했다.

전체 의료진 중 76.1%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염려하며 두려워하고 있다는 의미다.

의료인 중에서는 특히 간호사들의 79.6%가 코로나19 감염이 두렵다고 밝혀 가장 위험 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문항으로 지난 2월 6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1차 설문조사보다 무려 40.6%P가 증가한 것으로 지역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병원내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만약 자신이 감염될 경우 건강등의 피해의 심각성을 묻자 절반에 가까운 46.6%가 심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일상의 변화 정도를 100점 평가지표로 묻자 69.7%가 상당한 변화(0~40점)라고 답했다. 이 또한 지난 1차 조사 때 45% 보다 24.7%P가 증가한 것으로 감염 확산에 따른 업무량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자신의 일터인 병원에 대해서도 우려가 깊었다. 병원 내 감염확산에 대한 인식을 묻자 응답자의 78%가 위험하다고 답했다. 또한 업무가 크게 증가했다는 답도 76%에 달했고 병원의 사후 책임이 두렵다는 응답자고 68%를 차지했다.

하지만 환자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46% 수준으로 다른 지표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확진환자 입원 치료로 인한 환자감소에 따른 병원 경영 악화에 대해서는 73%가 우려를 표한 반면 외부시선과 병원의 평판에 대해서는 60%가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의료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크게 변화했다고 답했다.
특히 국가 지정 음압 격리 병동을 유지하고 감염병 유행시 확진 환자를 받는 것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는 의료인 87.3%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치료에 앞장서는데 대해 사회적 지지가 높아지면서 생긴 생각의 전환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찬성의 이유로는 '병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므로 우리 병원이 해야 한다, 이미 운영하고 있으므로 유지한다 등의 순이었다.

국가지정 격리병상 운영의 반대 이유로는 불안감이 커진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직원 업무가 과중되는 반면 돌아오는 보상이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로 인해 감염병 유행의 상황에서 본인이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중요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직업의식과 안전한 근무환경, 월급, 생계유지 등을 들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의료인과 기관의 헌신에 응원을 보내는 것은 사회적 연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치료와 안전을 담당하는 의료 인력과 기관의 추가 노동과 노력을 천사의 이미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설문에서도 즉각적인 안전 강화와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러한 시스템 없이는 위기 대응의 후진성을 극복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