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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용량 아스피린 간암 예방 신호 또나와...이번엔 대규모

발행날짜: 2020-03-17 15:52:06

스웨덴 국가 코호트 1만5천여명 대상 관찰 결과 NEJM에 실려
서울의대 이정훈 교수도 유사한 연구 2017년에 발표..기대감 높아

아스피린이 위암 예방효과에 이어 간암 예방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에서 간암 발생률이 훨씬 낮았다는 보고가 국내에 이어 외국에서 추가로 나오면서 아스피린의 간암 예방 효과가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1만5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코호트에서 나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12일 자 NEJM에 따르면, 일일 복용 150mg 미만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에서 간암 발생이 월등이 낮았다.

이번에 밝혀진 아스피린의 예방 연구는 스웨덴 국가 등록 코호트(2005~2015)를 활용해 만성B형 간염 또는 만성 B형간염으로 진단받는 간질환 환자(1만5000명)를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복용군으로 나눴고, 최종적으로 간세포암(간암) 발생률을 관찰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평균 7.9년 추적관찰한 시점에서 아스피린 복용군의 간암 발생률은 4.0%으로 나온 반면에, 비복용군은 8.3%로 두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통계적으로 분석할 경우 36%의 간암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예방 효과는 아스피린 복용 기간이 길수록 비례하는 것으로 나왔다.

3개월에서 1년 미만 복용자(기준)와 비교했을때 1년 이상 3년 미만의 경우 차이가 없었지만(위험비 HR 0.90, 95% CI, 0.76 to 1.06), 3년 이상 5년 미만의 경우 34%의 예방효과가 나타났고, 5년이상 복용자에서는 43%로 더 크게 벌어졌다(각각 HR 0.66, 95% CI, 0.56 to 0.78 / HR 0.57 95% CI, 0.42 to 0.70).

또한 간관련 10년 사망률 분석에서도 아스피린 복용군은 11.0%인 반면에 비복용군은 17.9%로 더 높았다. 통계적인 예방 효과는 27%로 집계됐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 아스피린 출혈 위험성에 대한 분석도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안전성도 입증했다는 평가다(7.8% vs 6.9%).

연구를 진행한 하바드의대 트레이시 시몬(TRACEY G. SIMON) 교수(메사추세츠 병원)는 논문내 논평을 통해 아스피린의 암 예방 연구가 대규모 국가단위에서 진행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대규모 국가 코호트을 이용해 저용량 아스피린의 간암예방 효과를 입증한 사례로 기록된다"면서 "특히 통계적으로도 뚜렷한 예방효과를 입증했고, 안전성 위험도 높이지 않아 임상적 유용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사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발표된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서울의대 이정훈 교수는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만성 B형간염 환자 1674명(2002~2015)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복용군으로 나눠 간암발생률을 분석했었다.

그 결과 아스피린 복용군은 비복용군대비 간암 발생 위험이 66% 더 낮았다. 게다가 출혈 위험도 높지 않았다. 이 연구는 2017년 미국간학회지에 발표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Hepatology. 2017 Nov;66(5):1556-1569).

당시 연구를 진행한 이 교수는 "정확한 기전은 알 수 없지만, 아스피린이 혈소판 기능을 억제시켜 염증을 줄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런 기전이 맞다면 C형간염, 알코올성 간경화와 같은 다른 종류의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도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일한 결과가 계속 나오면서 충분히 임상에 적용해볼 가능성은 있지만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없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양의대 전대원 교수는 "해볼만한 임상이지만 특허만료된 의약품을 제약사 주도로 임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경우 국가가 나서서 공공적 임상을 추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만약 임상을 해야한다면 미국의 공공연구와 유사한 500~600여명을 모집해야 하며, 수백억원의 임상비용 지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