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안과 정유리 교수팀, 항응고제 복용 심방세동 환자 분석 NOAC 복용한 환자, 와파린 복용환자 비해 망막혈관폐쇄 위험 높다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 치료에 최근 많이 사용하는 '비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NOAC)'가 미세혈관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의 위험을 낮추지는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아주대병원 안과 정유리·의료정보학과 박범희 교수와 강릉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세준 교수팀은 6일 최근 3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 12만 1187명을 대상으로,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와파린(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 사용자와 NOAC 사용자로 나눠, 망막혈관폐쇄 및 안구내 출혈의 위험성을 분석했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면서 심방이 일정 박자에 맞춰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리는 부정맥으로, 이때 생긴 혈전이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이동하면서 어느 혈관이든 막을 수 있다. 더구나 대동맥을 타고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와파린은 기존에 혈전으로 인한 위험성을 낮춰준다고 알려졌으나, 음식이나 다른 약제에 영향을 많이 받고, 약제의 효과가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NOAC은 와파린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면서 뇌졸중 등과 같은 혈전 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뿐만 아니라, 출혈 가능성도 낮춘다는 연구들이 있어 최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NOAC을 복용한 환자가 기존의 와파린을 복용한 환자에 비해, 망막혈관폐쇄의 위험은 약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망막혈관 중 정맥폐쇄의 위험이 유의하게 약 1.7배 높게 나타났고, 이에 비해 동맥폐쇄의 위험은 약 1.4배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반면, 안구 내 출혈의 위험성은 기존의 연구결과와 비슷하게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망막혈관폐쇄는 안구 내 망막 혈관(동맥 또는 정맥)이 막히는 질환으로, 망막 혈관은 뇌, 심장의 혈관과 달리 그 크기가 매우 작은 혈관으로 혈관폐쇄 발생 시 다른 큰 혈관처럼 시술로 재관류 시키기가 어렵다.
아주대병원 안과 정유리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는 발생 즉시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하며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망막혈관폐쇄 치료와 함께 그 합병증인 안구 내 출혈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항응고제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성에 따라 이번 연구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까지 임상에서 망막혈관폐쇄가 발생했을 때 출혈 위험은 낮게 유지하면서 적용할 수 있는 항응고제 사용에 대한 명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라며 "망막혈관폐쇄와 안구 내 출혈의 위험도를 비교하여, 결국 각 환자마다 보다 적합한 항응고제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3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심방세동으로 비 비타민-K 의존성 경구 항응고제를 복용중인 환자에서 망막 혈관질환에 대한 약물의 효과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Efficacy and safety of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s for retinal vascular disease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Korean cohort stud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