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 투쟁 예산 22억원 중 12억 사용 올해는 18억원 배정...대부분 인건비에 사용
투쟁 조직체까지 꾸리고 정부 정책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냈던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투쟁에 사용한 비용은 12억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의원회는 지난해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22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승인하며 의협의 투쟁에 힘을 실어줬지만 정작 예산의 절반 조금 넘게 사용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상당부분은 '인건비'에 들어갔다.
의협은 지난해 3월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정부 강경 투쟁을 선포했다. 내용은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앞세운 보장성 강화 정책의 전면 재검토였다.
그 일환으로 단식투쟁, 산발적인 청와대 앞 시위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총파업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일련의 투쟁 과정에서 의협이 사용한 비용은 총 12억571만원. 당초 잡혀있던 예산의 53% 수준이다. 2018년에 썼던 11억5556만원보다 약5000만원 늘어난 금액이긴 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용은 아이러니하게도 투쟁 활동에 대한 것보다는 인건비, 4대보험 등이 포함된 '관리비' 부분이다. 인건비로만 4억5903만원을 사용했다. 이는 투쟁 예산에 상근임원 인건비를 편성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홍보비 2억9027만원, 전국의사대표자대회 1억672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내년도 투쟁 사업비 및 인건비로 총 18억7260만원을 책정했다. 이 중 투쟁 사업비는 총 14억6358만원이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협 결산보고서와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안은 지난 17~22일 실시된 전체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과했다. 전체 이사 65명 중 43명이 찬성했다. 이사회 결의를 거친 사업계획 및 예산안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예결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체 대의원을 대상으로 서면결의할 예정이다.
의협의 투쟁 관련 결산과 예산을 받아본 지역 한 대의원은 "투쟁은 하지 않고 투쟁비가 많이 나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며 "상근임원 인건비가 투쟁 예산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나갔다. 집행부의 소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