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대다수가 주사형 선호…프라이버시 보호 기대 안전성 우려가 최대 난제 "매력적 처방 옵션 될 것"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증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이 과거 경구용 알약에서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HIV 환자 상당수가 알약보다는 주사 처방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HIV 치료에 가장 큰 걸림돌인 처방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의과대학 모건 필빈(Morgan Philbi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HIV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별 선호도를 조사하고 현지시각으로 22일 세계에이즈학회지(Journal of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s)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097/QAI.0000000000002337).
현재 HIV의 표준 요법은 복합제를 기반으로 하는 경구용 알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기반으로 최근 장기 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에 맞춰 GSK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LAI를 개발하고 임상 3상을 마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미국내 가장 큰 연구 집단인 Women 's Interagency HIV Study를 통해 과연 HIV환자들이 과거의 표준 요법인 경구용 알약과 새롭게 출시될 장기 주사제 중 어느 약물을 선호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총 5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 분석 결과 절반 이상인 56%가 새롭게 출시되는 장기 주사제를 선호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복용중인 경구용 약물을 이어가겠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고 그 어느 약도 먹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10%를 차지했다.
남성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장기 주사제에 대한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인 ATLAS에서 91%의 남성 HIV 환자들이 주사제로 전환하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중인 FLAIR LAI ART 임상에서는 무려 97%의 남성들이 주사제로 처방 변경을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 HIV 치료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순응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HIV 감염 환자 중에는 89%만이 진단을 받았으며 65%만이 항 레트로 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분의 1 이상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지속해서 알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과 혹혀 자신이 환자라를 것을 들킬까 하는 사생활 보호 등이 꼽히고 있다. 주사제가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기대.
모간 필빈 교수는 "연구 결과 HIV 환자 대부분이 장기 주사형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표준 요법에 비해 뚜렷하게 선호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선호도를 활용한다면 치료 순응도를 높여 전파 감소와 바이러스 억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하지만 새롭게 도입된 약물에 대한 안전성 우려 등은 극복해야 할 문제"라며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불신만 해결한다면 장기 주사 요법은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