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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암환자 대응법 "호중구성 발열환자 요주의"

원종혁
발행날짜: 2020-04-29 11:18:28

대한암학회-국립암센터, 코로나19 기반 암진료지침 발표
21명 다학제 종양 전문의 참여 "영문판도 공개 예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현장 종양전문가들을 위한 암환자 진료지침이 새롭게 나왔다.

항암제 사용부터 수술, 방사선 치료, 소아청소년 암환자에 관리 전략까지, 세부적인 관리 권고사항을 실었다.

주목할 점은, 감염병 대유행시 최대한 원내감염 전파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가능한 외래진료로 투약주기가 긴 약제를 선택하고 호중구감소성 발열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에는 백혈구촉진제 사용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고려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29일 대한암학회(이사장 정현철)와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에 기반한 암환자 진료에 대해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는 권고사항을 공동 발간했다.

이번 권고사항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증환자 중에서도 사망률이 높고, 일반인에 비해 면역기능이 저하된 암환자를 치료하는 종양 전문의가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의 필요성이 대두돼왔던 상황이었다.

특히, 외국의 암 관련 학회나 기관에서 암환자 또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권고사항을 공유하고 있지만, 국내 의료 현장에 적합한 권고사항이 요구됐다.

집필진으로는 총 21명의 다학제 종양 전문의가 참여했다. 대한암학회와 국립암센터는 각각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초안을 마련하고, 두 차례의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아울러 대구경북 지역 전문의 의견 검토를 통해 감염유행의 강도에 따른 진료지침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권고사항은 국내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을 위한 내용으로 현 코로나19 상황에 기반한 △암환자 진료에 대한 일반적 권고사항 △암환자의 수술에 대한 권고사항 △암환자의 항암치료에 대한 권고사항 △암환자의 방사선 치료에 대한 권고사항 △소아청소년암환자의 진료에 대한 권고사항 등 총 7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록으로 암검진에 대한 세부 권고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항암제 사용과 투여 주기 권고 "호중구성 발열 환자 가장 주의 필요"

일단 암환자 항암치료에 대한 권고사항을 보면, 한 국가 내에서도 지역별로 코로나19의 유행 정도와 사용 가능한 의료자원의 분포가 다르므로, 상황에 맞게 항암치료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바이러스의 유행 정도에 따른 항암치료를 분류해, 대유행 단계에서는 "지역사회 대규모 전파 및 대량의 확진 환자 발생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COVID-19 감염 위험이 높고, 의료자원의 부족으로 암환자의 정상 치료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는 입원 환자 사이의 원내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외래 진료를 통한 검사 및 투약을 시행할 것"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외래 일정을 전화진료나 원격진료 등의 비대면 진료 방법을 활용해 대유행 기간 동안 병원 방문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한 것이 특징이다.

약제 사용에 있어서도 가능한 경우, 경구항암제(또는 호르몬 억제제)로 변경한 외래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항암제 투여 주기와 관련해 최대한 투여 주기를 연장할 수 있는 항암요법을 선택하도록 주문했다.

이밖에도 항암제의 부작용 가운데 호중구감소성 발열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다른 감염증과 감별진단이 어려울 수 있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합병증으로 꼽았다.

지침에서는 "백혈구촉진제 사용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고려하고, 이후 항암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치료 지연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호흡기 유증상자는 먼저 COVID-19 선별검사로 음성 여부를 확인한 후 항암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이슈가 됐던 무증상자의 경우도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COVID-19 선별검사 후 입원하는 방안을 각 기관의 상황에 맞게 고려해야 하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고형암에 대한 항암치료 전에 COVID-19 선별검사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못박았다.

정현철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중증 환자 중에서도 사망률이 높은 암환자를 치료하는 우리나라 종양 전문의가 참고할 수 있는 권고사항의 필요성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의료 현장에서 암환자를 치료하는 종양 전문의를 위한 권고사항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본 권고사항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현 코로나19 상황에 기반한 암환자의 치료 및 암검진 관련 사항까지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응에 관해 의료기관 현장에서 참고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해당 권고사항이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하시는 종양 전문의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의 모범국가로 평가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암환자 진료지침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이번 권고사항을 영문 등으로 작성해 활용할 예정이며, 향후 일반인 및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권고사항 발간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