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병·의원
  • 대학병원

코로나 시국에 해외 연수 떠난 의사들…연구는 어떻게?

발행날짜: 2020-04-29 05:45:57

하버드의대 연수 중인 강민웅 교수 통해 들어본 미국 병원 상황
연수에도 차질 불가피…온라인으로 회의하고 집에서 연구 활동

국내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사그라들면서 안정세를 찾는 모양새이지만 미국 등 해외는 환자 수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상황. 때 마침 한국을 떠나 미국 등 해외로 연수를 떠난 의대교수들도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 흉부외과에서 흉부종양외과로 연수를 떠난 충남대병원 강민웅 교수(흉부외과)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국 등 해외로 연수를 떠난 한국 의대 교수들의 상황을 들어봤다.

현재 미국 연수 중인 강민웅 충남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강 교수의 연수 기간은 지난 3월 1일부터 내년 8월말까지 약 1년 6개월. 하버드 의과대학 다나파버 암센터(Dana-Faber Cancer center)부소장이자 최소침습수술센터장인 스캇J 스완슨(Scott J Swanson)교수의 초청으로 폐암연구를 위해 연수를 떠났다.

그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지난 2월 21일. 당시만 해도 국내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지가 급증하던 시점이라 당장 1년간 머무를 집을 찾는 것부터 쉽지않았다.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머물고 있는 아파트도 계약서를 작성하고 나서도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입주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버드의대로 출근할 의사라고 밝히고 이력서까지 제출하고 나서야 어렵게 이사를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금새 뒤집혔다. 한국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미국 현지가 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진 것.

강민웅 교수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의사 30여명이 연구원들과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병원에 방문한 첫날 의료진 중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초 예정된 일정은 올스톱 상태가 되면서 5월 6일 다시 입사 절차를 진행할테니 대기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 병원의 행정 직원 중 진료와 관계 없는 행정 직원들은 모두 집에서 휴직에 들어가면서 멈춰버렸다.

사실상 병원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 강 교수에 따르면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한 병원은 정규수술을 중단했으며 빈 병동이 많아졌다. 응급수술만 간혹 있을 뿐 암 수술 등 정규 수술은 상당수 취소된 것.

미국 MASS 주정부는 해외 출신 의사 중 2년이상의 정규 수련과정을 이수한 의료진은 주 의사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한 것은 알려진 사실. 미국 현지에선 코로나 환자를 진단하고 돌볼 의료진의 수가 부족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하버드의대병원이 위치한 보스턴은 그나마 뉴욕 등에 비하면 덜 심각한 편. 그래도 마트와 주유소,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은 물론이고 학교 운동장 등 공공운동 시설물도 문을 닫은 상태다.

거리 풍경도 바뀌었다. 이전까지만해도 마스크 착용을 꺼리던 미국인들도 4월이후로는 마스크를 사용하고 마트에서도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등 현지 경찰까지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도하는 분위기라고.

문제는 앞서 예정된 연구.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당황스럽기는 미국 의료진들도 마찬가지다.

강 교수는 그를 초청한 스캇J 스완슨 교수와 진행할 연구에 대해 논의한 후 집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같이 연수를 온 신경외과 교수의 경우에는 1주일에 한번씩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연구를 한다. 즉, 온라인으로 연구과제를 정하고 집에서 연구를 하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9월경 연수를 온 국내 의료진들은 조기 귀국을 결정하는 사례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미국 현지에서 바라본 한국의 코로나 대처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강 교수는 새삼 한국 의료의 대단함을 느꼈단다.

"미국은 코로나 검사를 하려면 최대 2천불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하고 확진자를 진료한 후 증상이 발생한 의료진에게만 검사를 진행하던 당시 한국은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 등 혁신적인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보며 세계적인 표준이 되어가는 모습에 자랑스러웠다."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저수가에 전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해 있으며 상당부분 정부가 의료비를 지원하고 전문의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의료환경을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국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의료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 교수는 미국 현지에서는 'Have a good day'가 아닌 'Have a safe day'로 인사를 대신한다며 국내 의료진에게 코로나19 종식까지 거듭 경계를 늦추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