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대도시 거주 암 경험자 4만여명 조사 항암·방사선치료가 심장에 무리…천식·알레르기도 유발
초미세먼지가 과거 암 병력이 있는 사람(암 진단후 5년 이상 생존자)에게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김계형 교수, 최슬기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환경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2006년 암 진단을 받은 서울·부산·인천의 암 경험자 4만899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입자 지름 2.5㎛ 이하) 노출 정도에 따라 표본을 총 5개로 분위로 구분했다. 초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5분위(평균농도 28.2g/m3 이상)는 가장 적은 1분위에 비해 심혈관질환과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각각 31%, 47% 높았다. 다만,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미세먼지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한 연구팀은 암 종류를 세분화해 초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방광암과 유방암 환자가 초미세먼지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5분위 유방암, 방광암 경험자는 1분위에 비해 심혈관질환위험이 각각 125%, 144% 높았다.
즉, 해당 암을 겪은 환자들은 초미세먼지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
초미세먼지는 여러 장기에서 염증반응을 일으켜 천식 등 알레르기,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정한 미세먼지 민감군은 호흡기질환자·심뇌혈관질환자·노약자·임산부·어린이 등이다. 대규모 암 경험자를 조사한 이번 연구를 통해 암 경험자 또한 새로운 미세먼지 노출 고위험군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김계형 교수는 "암 경험자는 진단 후 심장에 무리를 주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에 더욱 취약하다"며 "실제로 암 경험자 사망의 11%는 심혈관질환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암 경험자들은 심혈관질환 예방과 미세먼지 노출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슬기 연구원은 "다른 미세먼지 민감군과 마찬가지로 암 경험자들도 평소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 및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환경연구 및 공중보건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