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항 당뇨병약인 인슐린과 아밀린을 단 한번에 동시 주사 할 수 있는 이른바 투인원 주사가 개발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병용 처방할 경우 각각 두번의 주사를 맞아야 해 순응도가 크게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포장 기술을 통해 그동안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혼합이 가능해졌다.
스탠포드 의과대학 에릭 에펠(Eric A. Appel) 교수팀이 개발한 프람린타이드와 인슐린을 한데 묶어 한번에 주사하는 투인원 주사기술이 현지시각으로 11일 네이쳐(NATURE)지에 실렸다(dx.doi.org/10.1038/s41551-020-0555-4).
이번에 개발된 투인원 주사 기술은 아밀린(amylin)에 기반하는 당뇨병 치료제인 프람린타이드(pramlintide)와 인슐린을 한데 묶는 기술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인슐린 주사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방법. 지금까지는 두개의 주사를 각각 맞아야만 가능했다.
프람린타이드는 이미 지난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로 아밀린으로 알려진 호르몬에 기반하며 식사 후 혈당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 작용을 촉진한다.
하지만 인슐린 주사 후 또 다시 프람린타이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순응도가 크게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미국 당뇨병학회 조사 결과 인슐린을 처방받은 환자의 1%만이 프람린타이드를 함께 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많은 연구자들이 이를 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섰지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었다. 두 호르몬이 한데 공존하기는 너무나 불안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두 약물을 각기 포장(wrapper)하는 방식으로 주사제에 넣은 뒤 체내에서 합성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나와있는 약물과 포장 제제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는 비 독성 화학 물질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을 실험했지만 이 두 호르몬을 안정되게 보관하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스탠포드대 연구진의 노력으로 cucurbituril-PEG 또는 CB-PEG라고 하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PEG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CB-PEG는 인슐린과 아밀린에 가역적으로 결합해 각 분자의 불안정한 부분을 메워주는 형식으로 혼용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일단 체내로 들어가면 결합이 완전해 해제돼 용해가 가능했다.
특히 이렇게 CB-PEG로 한번에 묶은 주사기는 100시간 후에도 완전히 활성 상태로 안정적인 반응을 유지했다. 과거 실험에서 한번에 주사기에 넣을 경우 3시간 안에 극도의 불안정 상태가 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Eric A. Appel 교수는 "이미 두가지 약제 모두 FDA의 승인을 받은 만큼 임상시험에서는 독성 부분만 체크하면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이미 국제 특허가 출원된 만큼 조만간 실제 환자들에게 콤보 주사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