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과밀화 위험 높인다" 경고…감염 관리 최우선 코로나19 사태 후 응급실 진료체계 재설정 필요성 제기
감염관리 인프라를 구축하고 환자의 응급실 임시 침상 대기를 막기 위해 구역별 최대 점유율을 설정해야 한다. 응급실 과밀화 감소를 위해서는 신속한 환자 분류를 위해 모든 진료과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영국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응급실 환경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에 대해 내놓은 대안들이다.
영국응급의학회(The Royal College of Emergency Medicine)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응급실 진료 체계를 재설정(resetting)해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제시했다.
영국응급의학회는 "코로나19 전염병 발생 첫 2개월 동안 응급실 내원이 감소했다"라며 "질병 패턴 변화, 대체 경로에 의해 치료되는 환자, 병원 내원에 대한 환자의 불안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및 병원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응급도가 낮은 환자에 대한 대체 접근 경로를 견고히(consolidate)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응급실 본연의 목적인 중증 환자 및 외상환자를 신속히 평가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국응급의학회는 ▲응급실이 환자의 병원 감염 저장소가 돼서는 안된다 ▲응급실은 결코 과밀하면 안된다 ▲병원 역시 과밀해서는 안된다 ▲응급진료는 취약한 환자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응급실은 직원들에게도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 등 응급실 진료의 변화 방향에 대한 5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맞춰 환자안전 및 응급의료 질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권고안도 내놨다.
우선 감염관리를 위한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 직원들은 적절한 수준의 개인 보호 장비(PPE)를 착용해야 한다. 환자 및 직원의 병원감염을 줄이기 위해 환자 분류 과정에서부터 감염 관리를 일상적으로 해야 한다.
또 응급실은 적절한 사회적 거리 유지가 가능하도록 구역별 최대 점유율을 설정해야 한다. 환자가 복도의 임시 침상 위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안전거리 유지는 불가능하다.
과밀화를 줄이고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구급차로 이송하는 단계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모든 구급차는 수용병원에 이송 환자의 세부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
영국 의료시스템 하에서 비응급 환자는 일차진료 의사(GP), 긴급 치료 센터(Urgent Treatment Centres), 응급구조대(119)의 스크리닝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환자들이 조기에 각 전문 진료과 의견을 받을 수 있고 보다 신속히 결정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진료과 의사들이 준응급 및 응급진료 경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영국응급의학회는 응급실의 물리적인 재설계 방향도 제시했다. 코로나19 및 기타 감염에 의한 병원감염 위험 감소를 위해 응급실은 격리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는 에어로졸 감염 위험이 가장 큰 소생 시설(resuscitation facilities) 등이 포함된다. 또 병원감염에 의한 사망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별도의 방도 갖춰야 한다.
영국응급의학회는 "응급실이 다시는 과밀해지지 않게 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라며 "응급실이 과밀하면 환자와 직원을 보호할 수 있다. 과밀화는 예방가능한 사망률과 관계있는데 코로나19는 이 위험을 높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실은 병원감염 최소화에 절대적 초점을 두고 분리된 흐름을 계속해서 운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