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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원격의료 비판 가세 "기초치료 근간 흔들 것"

황병우
발행날짜: 2020-05-22 14:25:22

대전협, "좋은 원격의료 장비 직접 진찰 의사 손 못 이겨"
비대면으로 인한 오진 최대 피해자 환자 지적

"아무리 좋은 원격의료 장비도, 환자를 직접 진찰하는 의사의 손을 이길 수는 없다."

전공의들이 정부가 원격의료 추진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시·청·타·촉'없는 랜선 진료의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진찰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고 원격의료를 시행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정부의 원격의료 확대 사업은 우리가 배운 의학의 기초이자 치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원격의료 확대 사업을 통해 정부가 기대하는 것이 환자들을 위한 '인술'인지 미지의 산업기반을 위한 '상술'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대전협은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시행했던 한시적 형태의 원격의료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전협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일부에 한해 원격의료 시행을 허가하는 유권해석을 내렸으나 이는 의료계와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내놓은 미봉책"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마치 국민을 위한 양 원격의료를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켰다"고 전했다.

특히, 대전협은 정부가 제한된 형태의 원격의료 시행을 언급하고 있지만 충분한 숙의 없이 시작하는 원격의료는 다음 빗장을 여는데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원격의료를 도입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이들만 살아남고 원격의료의 부작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여력조차 없는 의원들은 문을 닫을 것"이라며 "단순한 전화진료인 원격의료가 초대형병원과 일부 기업의 의료 독점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재난의 징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대면진료로 제한된 환경에서의 진료로 인한 오진과 부정확한 결과에 대해 책임소재의 문제와 환자 피해가 동발 될 수 있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가슴이 답답한 증상 하나에도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폐쇄성폐질환 그리고 심근경색까지 감별해내는 것이 의사와 환자의 진찰 과정"이라며 "진찰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고 원격의료를 시행했을 때 환자 안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을 책임질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합병증이나 사고 발생 시 그 몫은 오롯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사에게 돌아간다"며 "그런 상황에서 이제 어떤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선택해 환자를 보겠다고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