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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패닉에 빠진 ENT 절반 가까이 "폐업도 고려"

황병우
발행날짜: 2020-05-26 05:45:59

이비인후과 개원가 60% 올해 경영 전망 비관적
타과 반등계기 마련에도 "환자가 없다" 경영난 터널

"그야말로 패닉이다. 매출이 3분의 2 이상 감소해 적자상태인데 이런 상태로 가면 휴업이나 폐업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소아청소년과와 더불어 가장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이비인후과. 타과가 반등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경영 어려움으로 현상유지조차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비인후과 개원가는 코로나19 여파로 3분 2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메디칼타임즈가 입수한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상황 지속 시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의원 운영이 어려울 뿐더러 폐업까지 고려하는 의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이비인후과의사회 회원 총 588명이 응답한 설문조사로 가장 최근 이뤄진 만큼 현 상황에 대한 바로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2019년 동월 대비 2020년 월 건강보험청구액과 월 매출은 얼마나 감소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40~59%가 256명(44%) ▲60~79%가 263명(45%)로 10명 중 9명이 절반내지 3분의 2 가량의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비인후과 의사회 설문조사 일부 발췌

특히, 지난해 동월 대비 내원환자 감소에 대해 57%가 60~79% 감소했다고 응답해, 환자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매출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직원 해고 등 내부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장기화시 버틸 힘이 없다는 점.

응답자의 3분의 1인 32%(190명)가 이미 내부 구조조정을 시행한 상황이라고 답했으며 45%(264명)도 곧 구조조정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얼마나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6개월 이내 가능 39%(227명) ▲3개월 이내 가능 21%(121명) 순으로 전체 응답자의 60%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 될 시 올해 이상 의료기관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이상은 현 상황 유지시 6개월 이내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지속 시 폐업을 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45%에 달해 이비인후과 개원가의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이비인후과 원장은 "타과는 환자가 반등하고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환자가 더 줄어 정말 살 떨리는 느낌"이라며 "기존에도 5월 중순이 지나면 환자가 내리막을 걷는 비수기인데 6월, 7월이 되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경영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45%는 폐업을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들 "더 위험하다" 낙인…반등계기 마련도 미지수"

이비인후과 개원가가 다양한 구제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환자가 증가.

그러나 환자들이 코로나19 주요 증상인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많이 진료하는 이비인후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 있고, 일부 격리조치가 이뤄진 의원은 '낙인'이 찍혀 반등계기 마련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자가격리를 실시한 40여개의 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내용을 보면 의료진 모두 마스크나 그 이상의 보호구를 착용해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를 실시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비인후과 개원가가 1인 의원인 만큼 자가격리 시 의원도 휴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 오랜 휴업 이후 경영난이 더 심각해졌다는 게 개원가의 설명이다.

실제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B원장은 "자가격리에 들어간 달은 적자수준이었고 복귀 한 후에는 휴진도 안했는데 적자가 났다"며 "자가격리의 영향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환자입장에선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낙인'도 무시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물론 가을에 2차 팬데믹도 전망되는 상황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 박국진 회장은 "이비인후과 개원가가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고사상태"라며 "현실적으로 환자들이 이비인후과 진료 필요시 편하게 방문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비인후과가 호흡기 증상을 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환자들의 막연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하지만 의사회 차원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