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퀴스, 자렐토 등 심방세동 환자 골절 예방효과 높아 와파린 오스테오칼신 영향 지적, 골절위험 최대 48% 줄여
엘리퀴스, 자렐토, 프라닥사 등이 포진한 경구용 직접작용항응고제(DOAC)들에서 골절 예방효과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처방 안전성 근거를 확보할 예정이다.
기존 비타민K 길항제 계열 항응고제인 '와파린'을 장기 복용하는 심방세동 환자들의 경우,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는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상황에서 이목이 쏠린다.
'엘리퀴스(아픽사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자렐토(리바록사반)' 등 개별 약제 마다의 골절 예방효과가 직접 비교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고령 심방세동 환자에서 DOAC 약제를 사용했을때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골절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개선혜택을 보고한 것이다.
심방세동 환자에서 경구용 직접작용항응고제들의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 혜택을 평가한 최신 아시아인 코호트조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5월18일자에 게재됐다(doi: 10.7326/M19-3671).
이번 결과를 근거로, 비타민K 길항제의 대체제로 DOAC을 선택하는데엔 처방근거가 보다 명확해진 셈이다. 장기간 항응고제의 사용이 필요한 고령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그동안 와파린에서 문제로 지적받았던 골절 예방효과까지 추가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비타민K 길항제에서 골절 안전성 이슈가 촉발된 것은, 약제의 작용기전과도 관련이 깊다. 와파린이 뼈모세포와 상아질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로, 칼슘 이온의 항상성에 관여하는 '오스테오칼신(osteocalcin)'을 조절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도, 와파린의 작용기전상 오스테오칼신의 역할에 주목했다. 통상 오스테오칼신이 골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다가, 와파린이 오스테오칼신을 억제해 건강한 골기질(뼈바탕질) 형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이다.
무엇보다,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한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골절 위험에 노출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는게 문제였다. 결과를 발표한 연구팀이 2017년도에 앞서 공개한 동일 임상에서도 심방세동이 없는 환자들과 비교해, 심방세동을 가진 환자에서는 고관절 골절(hip fracture) 유병률이 증가하는 결과지를 보였던 것이다.
책임저자인 런런대 왈리스 라우 교수는 "DOAC 제제를 와파린과 비교해 골절 예방효과를 알아본 가장 최신 자료 중 하나로, 경구용 항응고제 처방에 골절 위험을 최소화시켰다는 대목은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 클리닉에서도 이들 약제를 사용하는 심방세동 환자들에는 이러한 개선혜택을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이번 세부 결과를 보면,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2만3515명의 홍콩지역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코호트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와파린이나 엘리퀴스, 프라닥사, 자렐토 등의 DOAC 제제를 처방받고 있었다.
그 결과, DOAC 치료군에서는 와파린과 비교해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낮게 나왔다. 주목할 점은 약제별로도 일부 골절 예방효과에 차이를 보였던 것. 와파린과 비교해 자렐토는 48%, 엘리퀴스 38%, 프라닥사는 골절 위험도를 35% 줄이며 개선혜택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약제간 직접비교 결과가 아니기에 약제별 유의한 차이라고까지는 볼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최대 절반 가까이 낮춘 것은 주목할 수 있다"며 "이러한 개선효과는 심방세동을 가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일관된 혜택을 보였는데, 특히 남성보다 골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여성 환자들의 경우 DOAC에 혜택이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심방세동 환자에 항응고제의 사용은 뇌졸중 예방과 출혈 위험성을 관리하는 방안이 함께 고려되는 상황"이라며 "와파린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에서 대사성 뼈질환의 진행이 우려가 됐던 상황에서 처방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최근 고령화로 인한 심방세동 환자가 더욱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환자 조기에 발견 전략의 일환으로 심전도검사 확대 필요성도 강조되는 상황.
때문에 2018년도 11월 대한부정맥학회가 발표한 비판막성 심방세동환자의 진료 가이드라인도 심방세동 환자의 급격한 증가세와 NOAC 처방 등 의료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회는 "부정맥 중 특히 심방세동은 가장 흔하고 고령화로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한 질환"으로 "발병 빈도가 2004년에 0.51%에서 2013년에는 1.4%로 3배 정도 증가했고 2060년에는 전 인구의 5.8%가 심방세동으로 고통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존 와파린에 비해 처방 관리의 편의성이 높은 NOAC 제제가 심방세동 치료 전략이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개원가의 환자 관리 역할을 두고는 고민도 나오는 이유다.
부정맥학회 관계자는 "NOAC은 약이 안전하고 약값이 싸기 때문에 1차로 넘어가도 비용효과적이라는 자료가 나온다"며 "3차 의료기관이 심방세동을 진단하고 항응고요법의 용량 등을 결정하면 1차 의료기관이 항응고요법의 유지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