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0 본회의, 보험청구자료 기반 리얼월드 비교 데이터서 확인 SGLT2 "심부전 및 CKD 동반 적합" GLP-1 "ASCVD 고위험군 주목"
제2형 당뇨병 분야에 심혈관 보호효과를 검증받고 있는 신규 혈당강하제들의 시장 진입으로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먹는약인 'SGLT-2 억제제'와 주사제인 'GLP-1 작용제' 계열약들이 그 주인공으로, 실제 진료현장에서 복합적인 심혈관 치료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주목할 만한 혜택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3개년간의 리얼월드데이터(RWE) 비교를 통해, 경구제인 SGLT-2 억제제가 GLP-1 작용제에 비해 약물 순응도나 비용, 심부전 개선 성적에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온라인 회의로 진행 중인 올해 제 80차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실제 보험청구데이터를 근거로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 계열약의 심혈관 개선효과를 비교한 리얼월드 추적관찰 자료가 공개됐다(Abstract 36-OR).
이번 분석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여명의 보험청구데이터를 기반으로,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 계열약으로 각기 치료를 시행한 평가 결과였다.
데이터를 발표한 휴마나헬스케어연구소 인시야 푸나왈라(Insiya Poonawalla) 박사는 "조사결과 SGLT-2 억제제에서는 특히, 심부전과 관련한 위험도를 낮추는데 잠재적인 혜택이 두드러졌다"면서 "다만 치료제가 시장에 진입한 뒤 2018년까지의 보험청구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혜택을 분석한 자료이기 때문에, 데이터의 오류나 누락 등으로 인해 최종 결론을 내리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처방 결과 "GLP-1 치료, 심부전 발생 및 비용, 입원율 등 높게 나와"
푸나왈라 박사는 발표에 앞서 "심혈관 치료성적(CV outcomes)을 놓고 두 개 계열약들의 리얼월드근거(RWE)를 비교하는데엔 제한적인 요소들이 많았다"면서 "치료의 지속성이나 비용 문제 등과 관련해 잘 분석된 연구자료들이 여전히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살펴보면,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30일까지 SGLT-2 억제제나 GLP-1 억제제 치료를 시행한 19세부터 89세까지 연령의 환자들이 등록됐다. 두 개 치료군을 각각 5507명씩으로 구분했는데,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5세로 53%가 여성 환자들이었다. 이들의 37%는 ASCVD를 동반하고 있었으며 심근경색(7.9%), 뇌졸중(9.8%), 심부전(11.5%)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3분의 2가 1차약제로 메트포르민을 처방받고 있었으며, 나머지 환자들은 인슐린 치료를 병행 중이었다.
여기서 치료를 받은 계열약들도 차이를 보였다. 먼저 GLP-1 작용제 치료군에서는 57%의 환자가 '리라글루타이드'를 처방 중이었으며 뒤를 이어 '둘라글루타이드'(33%), 나머지 환자들이 '엑세나타이드'와 '릭시세나타이드'를 처방받고 있었다. SGLT-2 억제제 치료군의 경우 70%가 '카나글리플로진', 25%가 '엠파글리플로진', 나머지 환자들이 '다파글리플로진'을 처방 중이었다.
3.5개년의 추적관찰 기간, 각 치료군에서는 심근경색을 비롯한 뇌졸중 또는 사망 사건과 관련한 일차 심혈관 복합평가지표에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그런데, 심부전 지표를 놓고는 얘기가 달랐다. GLP-1 작용제 치료군에서는 심부전 발생률이 높게 보고되며 이차 복합평가지표였던 사망 발생도 더 많았던 것. 다만,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걸린 시간 등의 변수를 보정한 분석 결과에서는 이러한 이차 심혈관 복합지표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심혈관 치료성적 비교에 이어 매달 들어가는 의료비용이나 치료를 위한 내원횟수, 응급실 방문, 외래 및 입원 비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첫 치료 시작 이후 12개월간 GLP-1 작용제 치료군에서는 SGLT-2 억제제에 비해 월간 의료비용(약값)이 각각 891달러, 783달러로 더 비쌌으며 입원, 응급실 방문, 외래방문에서도 차이가 났다.
세부적으로 치료 중단율이 GLP-1 작용제 치료군에서 15% 더 높았으며, GLP-1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치료군에서의 입원율은 각각 14.4%, 11.9%로 차이가 벌어졌다. 응급실 방문율을 놓고서도 GLP-1 작용제 치료군이 27.4%로, SGLT-2 억제제 치료군 23.5%에 비해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주요심장사건발생(MACE)을 놓고 두 개 약물은 비교할만한 치료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 데이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라며 "주목할 점은 SGLT-2 억제제 계열약들에서 심부전 발생률을 줄이는 개선혜택을 어느정도 재확인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GLP-1 작용제에서 주요 이상반응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는 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은 환자들에 충분한 설명과 밀착 모니터링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라면서 "이번 조사결과에서 나온 상대적으로 높은 입원율이나 응급실 방문율 등은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료제별 적합 대상군 달라 "결론 시기상조, 대규모 RCT 나와봐야"
한편 논의에 참가한 패널 가운데엔, 이번 리얼월드 분석결과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도 내놨다.
세인트루크 미드아메리카 심장연구소 미카일 코시보로드(Mikhail Kosiborod) 박사는 "전반적인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두 개 계열약에서 심혈관 복합평가에 결론을 내리기엔 예비분석에 연구기간이 짧고 임상 규모도 너무 작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제 진료현장에 가이던스를 변화시키기까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추후에 대규모 제2형 당뇨병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두 개 계열약에 헤드투헤드(직접비교) 무작위대조군임상(RCT) 자료가 나와봐야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약별 치료전략을 짤때에도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통상 지금까지의 처방사례를 짚어봤을때 대부분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는 해당 계열약들에 좋은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면서 "확실히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들에서는 SGLT-2 억제제나 GLP-1 억제제 모두가 주요 후보군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치료전략과 관련해서는, SGLT-2 억제제의 경우 심박출계수가 감소한 심부전 환자를 비롯한 당뇨병성 신장병증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 초기 치료전략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에 GLP-1 작용제는 비만을 동반했거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가진 초고위험군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 초기 치료전략으로 보다 더 적합할 것으로 의견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