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암 추정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검출 메트포르민 품목에 대한 리콜 조치가 시행되면서 되레 NDMA 검출 신뢰성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동일 공정, 원료를 사용한 품목도 생산 로트(lot)에 따라 회수되거나 회수되지 않는 등 NDMA 검출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부 로트만 샘플링 조사했다는 점도 이런 의구심을 부채질한다. 검출 품목 이외에 추가 NDMA 검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과제로 남았기 때문이다.
11일 미국 FDA는▲아포텍스(Apotex) ▲암닐(Amneal) ▲마크산스(Marksans) ▲루핀(Lupin) ▲테바(Teva) 5개 회사의 서방형 메트포르민 제제의 NDMA 검출과 관련 자발적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밝혔다.
아포텍스와 암닐 품목은 모든 생산 로트가 회수 조치 대상이다. 반면 마크산스와 루핀은 각각 XP9004, G901203 1개 로트만 회수된다. 테바의 경우 14개 로트가 그 대상이다.
아포텍스와 암닐의 조치를 보면 미국 FDA가 전 로트를 대상으로 검출량을 조사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게다가 동일 생산 공정, 동일 원료를 사용한 품목도 로트별로 회수 조치가 달랐다는 점은 미검출 의약품 역시 향후 NDMA 검출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기현상이 발생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NDMA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식약처의 조사가 전 로트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고, FDA와 달리 각 품목별 함유량을 공개하지 않아 조사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NDMA 검출로 판매 정지 조치를 받은 A 제약사 관계자는 "미국 사례를 보면 같은 공정, 원료를 사용했는데도 서방정에서는 NDMA가 검출되고, 속방정에서는 검출이 안 됐다"며 "소위 재수 없으면 허용치를 초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식약처의 조사는 전 로트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며 "이번에 판매 정지된 31개 품목 외에는 안전하다고 과연 장담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NDMA가 검출된 31개 품목을 대상으로 전 생산 로트를 조사해야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로트별로 판매 정지가 아닌 품목 전체를 판매 정지로 묶어 놓은 것 역시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이다.
각 품목별 NDMA 함유량 미공개에 조치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각 품목별 함유량을 공개했던 FDA와 달리 식약처는 판매 정지 대상 및 함유량 범위만 공개했다. 일일 허용치 기준을 소폭 초과한 품목이나 과다 초과 품목 모두 도매금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NDMA 검출과 관련 무엇이 직접적인 원인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다만 각 품목을 전수 조사하진 않았지만 3개 년도 로트를 조사해 경향성을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NDMA가 검출된 의약품끼리 비교하면 기준을 약간 넘긴 것도 있지만 상당량을 초과한 의약품도 있다"며 "세 개 로트의 평균을 내면 그런 경향성이 읽힌다"고 강조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세 개 로트를 조사했을 뿐이지만 NDMA가 검출되거나 미검출되는 비정형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 함유량에서 일정한 경향성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성을 확인한 만큼 결과는 신뢰할만 하다는 뜻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각 제약사에 부담이 될 수 있어 품목별 함유량을 공개하진 않았다"며 "동일 공정, 원료에서도 NDMA 함유량이 다른 점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정확한 요인들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