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역할 '긴급공중보건지원단' 구성해 유사시 투입 최대 3000명 확보 예정…6개월간 공중보건 방역 교육 추진
포스트 코로나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다. 신종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해 공공의료에 대응할 수 있는 의사인력 조직에 나선 것.
30일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의협은 신종 감염병 사태 발생 시 공공의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긴급공중보건지원단(이하 지원단)'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감염병 사태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지난 21일 긴급 의료현안 논의를 위한 집행부 워크숍에서 나온 안이다. 긴급공중보건지원단 구축은 박홍준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이 주도할 예정이다.
의협 관계자는 "신종 감염병 유행시 공공의료에 투입될 공중보건 방역 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안"이라며 "자원을 받아 6개월 정도 공중보건 방역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유사시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방향성만 나온 상황"이라며 "교육 프로그램 구성, 교육을 위해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유행 시 방역 활동에 나설 개원의, 봉직의 등의 자원을 전국 단위로 받아 1000~3000명 규모로 긴급공중보건지원단을 꾸린다는 게 의협의 그림이다.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만들 박홍준 부회장은 지원단을 '예비군'에 빗대어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감염병 사태를 1년 내내 대비하고 있을 수 없다"라며 "전쟁이 났을 때도 정규군이 있는가 하면 예비군이 있다. 유사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인력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하다가 감염병 사태가 발생하면 공공의 영역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공공의료 공백을 막아주는 준비 및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의협 입장에서는 긴급공중보건지원단이 코로나19 사태로 부상한 '의사인력 부족' 논쟁에 대한 대안이기도 하다.
박 부회장은 "공공의료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의사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왜곡된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공중보건에 관심 있는 의사들에게 자원을 받아 평소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준비 태세를 갖추고 위기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식의 제도를 정부 차원에서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