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JM 최근호, 가정내 접촉자 대상 예방력 조사 독감 진행 7배 이상 낮춰 "위험도 개선 예방혜택 확인"
신규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를 활용한 가정내 밀접접촉자에서의 독감 예방전략이 화두로 던져졌다.
특히 이러한 예방효과가 백신 미접종군를 비롯한 고위험군, 소아청소년층들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조플루자 진입 당시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조플루자의 경우 추후 오셀타미비르와의 복합치료 가능성과, 초기에는 만성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층에서 우선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언급했다는 대목이다.
조플루자(발록사비르 마르복실)의 독감 예방효과를 다룬 최신 임상 데이터는, 국제학술지인 NEJM 7월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DOI: 10.1056/NEJMoa1915341).
최근 인플루엔자 치료분야에는 기존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에 이어 1회 복용으로 치료를 끝내는 조플루자가 미국FDA에 이어 최근 국내에도 진입했다. 국내 허가는 작년말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제로 획득한 상황.
조플루자의 임상연구인 'CAPSTONE-1, 2 연구'를 보면 조플루자를 투여한 인플루엔자 환자들의 증상개선 속도도 빠르고, 바이러스가 체외로 배출되는 기간도 빠르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최신 임상에서는 가정 접촉자(household contacts)를 대상으로 조플루자 투약에 따른 '바이러스 노출후 예방효과(postexposure prophylactic efficacy)'에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다기관 이중맹검방식으로 진행된 해당 연구는, 2018년~2019년 유행절기 동안 독감을 확진 받은 환자들의 가정내 노출후 예방효과에 대한 유효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였다. 2018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가구에서 처음으로 독감을 진단받은 환자들의 사례를 확인했는데, 이들은 신속진단검사를 통해 양성반응을 보인 이후 항바이러스제제로 조플루자나 기존 '뉴라미다아제 억제제(neuraminidase inhibitor)'를 처방받은 경우였다.
여기서 임상 등록자들은 독감 증상이 없었고, 액와 체온 측정시 화씨 98.6도(섭씨 37도) 미만인 경우가 해당됐다. 특히 임상에 등록되기 전 최소 48시간 동안 감염자들과 같은 가구에 거주한 이들이었다.
조플루자 치료 "독감 진행 환자비율 및 위험도 개선 확인"
연구를 살펴보면, 545명의 독감 환자와 가정내 접촉한 752명의 임상 참여자들은 독감 선별검사 이후 10일째까지 하루에 두 번 액와 체온검사를 실시했고 12세 연령을 기준으로 각각 독감 관련 증상 체크를 진행했다. 이들은 특징적으로 인플루엔자 A형이 95.6%, 12세 미만 73.6%, 조플루자 투여군이 52.7%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12세 이상에서는 기침 및 인후통, 두통, 콧물 또는 코막힘, 열이나 오한, 근육과 관절통, 피로 등이었다. 반면 12세 미만에서는 기침과 콧물 또는 코막힘 증상을 우선적으로 구분해 각기 중증도에 따른 점수를 매겼다.
더불어 참여자들에서 열감을 비롯한 중등도 이상의 독감 관련 증상이 악화될 경우, 임상기관을 방문해 검체 채취를 위한 '인후두 면봉스왑(nasopharyngeal swabs)'법을 진행했다. 이후 채취한 검채를 이용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바이러스의 유형, 아형 등을 확인하기 위한 RT-PCR 분석법을 실시한 것.
일차 평가변수는 실험실에서 확인된 임상적인 독감 진단이었으며, 이차 평가변수로는 열이나 독감 증세에 관련없이 RT-PCR로 확인된 바이러스 감염 및 최소 1개 이상의 중등증 이상의 독감 증세 또는 체온이 37도 이상 증가한 RT-PCR 양성 환자 비율이었다.
조플루자 투여군 374명과 위약군 375명을 비교한 결과, 임상적으로 독감으로 진행된 환자들의 비율은 조플루자 투여군에서 더 낮게 나왔다. 조플루자 투여군 1.9% 대비 위약군 13.6%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예방효과는 백신미접종군과 고위험군, 소아청소년층을 포함한 하위집단 분석에서도 두드러졌다.
또한 조플루자 투여군에서는 증세와 관계없이 독감 위험도가 57% 낮게 나왔다. 이 밖에도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군에서의 이상반응 발생 위험은 각각 22.2%, 20.5%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항바이러스제 내성으로 인한 현재 인플루엔자 치료에는 단 하나의 계열 약제만 권고돼 왔다. 그동안 뉴라미다아제 억제제 시대 이후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나왔다는 것은 치료 영역에서도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해당 데이터는 임상현장에서 영향력이 더 큰 결과들로, 관련 임상이 진행될 당시가 변이가 심한 H3N2가 유행하는 시기였다는 점이 조플루자의 유효성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면서 "조플루자의 경우 추후 오셀타미비르와의 복합치료 가능성과 더불어 초기에는 만성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층에서 우선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플루자는 약 20년 만에 개발된 새로운 작용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수적인 중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polymerase acidic endonuclease)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복제 초기 단계부터 진행을 막고 바이러스 증식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