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국장, 정책 일관성 부재 논란 정면돌파 "제네릭 품목 수 중요치 않아…품질·안전관리가 핵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네릭 의약품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21개 과제를 도출했다. 면제됐던 위탁제조품목의 GMP 자료제출이 다시 부활했고, 종류 배합 비율 변경시 비교용출시험으로 갈음했던 제출 자료도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으로 강화됐다.
일각에선 그간 제약사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위탁생동 허용 및 자료 제출 간소화를 추진한 마당에 급작스레 규제 강화로 턴을 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식약처가 완화했던 위탁(공동)생동을 다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규제개혁위원회에 가로막힌 상황. 정책의 일관성 부재는 물론, 식약처 정책 추진의 방향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21개 과제는 과연 제네릭의 신뢰도 향상을 이끌 수 있을까. 정책의 일관성은 담보된 걸까. 김영옥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을 만나 제네릭 규제 강화의 기대 효과에 대해 들었다.
▲GMP 자료 제출은 전세계적 흐름
현행 제약사는 자사 품목을 위탁제조품목하는 경우 GMP 자료 면제 대상이었다. 실제 제조하는 수탁자 품목만 GMP 자료를 제출해야 했지만 식약처는 위탁제조품목도 허가 시 3개 제조번호(batch)를 실제 생산 후 GMP 자료를 제출하도록 변경했다.
김영옥 국장은 "해당 내용은 민관협의체에서 이미 논의된 내용"이라며 "기업에서 위촉한 위원들도 동의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GMP 자료 제출 면제는 사실 규제 완화 측면에서 한시적으로 진행되온 정책으로 국제적인 흐름, 기준에는 맞지 않았다"며 "국제적으로는 GMP 자료를 다 제출하고 있다"고 규제 강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식약처가 의약품 국제조화회(ICH) 회원국으로 들어간 이상, 과거 국내에서만 통용되던 규제 완화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 급작스런 정책 전환이 아닌, 선진국 수준의 규제 조화를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김 국장은 "개발도상국의 제네릭의약품도 우리보다 더 엄격한 수준의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며 "우리 기업이 저개발국가에 가서 허가를 얻으려고 해도 제출할 수 있는 국제 수준의 자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규제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내외부에서 들렸다"며 "이건 기업을 옥죄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해외에서 활동을 더 잘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협의체에 참여한 NGO 시민단체도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GMP 자료 제출은 당연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품질을 제고하고 안전 확보할 수 있는 약이 유통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책의 일관성 부재 논란…"목표는 품질 향상"
일각에서 이어지는 정책의 일관성 부재에 대한 의견도 오해라는 점을 언급했다.
김 국장은 "과거 규제를 완화했다가 다시 강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실제 과거에 면제됐던 자료나 공동생동을 왜 다시 규제하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건 번복이라기 보다는 바뀐 시대 흐름, 글로벌 조화에 따라 새롭고 합리적인 규제가 새로 도입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과거에 이랬는데, 왜 다시 바꾸냐는 정도의 단편적인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공동(위탁)생동을 1+3 업체 수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발사르탄의 NDMA 검출 사태 이후 공동생동 규제 방안이 나온 만큼 식약처가 관리 편의를 위해 제네릭 품목 수 줄이기에 혈안이 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국장은 "공동생동 업체 수 제한을 두고 제네릭 난립을 규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며 "식약처의 목표는 의약품 품질의 강화 및 이를 통한 업체의 경쟁력 강화이지 결코 품목 수를 줄이는 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네릭의약품이 10개이던 50개이던 식약처는 품질과 안전관리가 확보되면 된다"며 "규제개혁위원회가 업체 수 제한에 제동을 걸었을 때 위원장의 언급에서도 식약처의 추진 정책 실효성 및 품질 제고, 안전성 강화 방향에 동의한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규개위가 업체 수 제한에 철회 권고를 내린 것은 허가 진입의 사전 차단이 과연 적절한지 판단한 것일 뿐, 1+3 규제를 통해 기대했던 정책 실효성에 대한 판단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김 국장은 "이후 제네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한 것도 모두 제네릭 신뢰도 및 경쟁력 강화, 품질 강화를 위한 과정이었다"며 "1+3 규제책이 물거품이 된 후 우회책으로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규제를 강화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은 상당히 왜곡된 시선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