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완화 용도로 사용되는 보툴리눔 톡신이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국 FDA의 이상반응 보고시스템에서 이와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약대 티그란 매컨츠(Tigran Makunts) 교수 등 연구진이 진행한 보툴리눔 톡신의 우울제 치료 활용 방안 연구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에 30일 게재됐다(doi.org/10.1038/s41598-020-69773-7).
보톡스라는 상표명으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박테리아성 독소에서 추출된다. 주로 주름, 편두통, 근육 경련, 과도한 땀과 요실금을 완화하기 위해 주사 방식으로 투여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2억 2600만명 이상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추정한다. 문제는 심리 치료,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약 30%의 환자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연구진들은 미국 FDA 이상반응 보고시스템(FAERS)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기존 치료제가 아닌 보툴리눔 톡신이 기타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FAERS 데이터베이스에는 의약품을 복용하는 동안 사람들이 경험한 부작용에 대한 자발적인 보고가 1300만건 이상 포함돼 있다.
효과는 보툴리눔 비 투약군과 투약군의 우울증 치료 여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보톡스 시술 후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약 4만건의 FAERS 보고서를 분석, 보툴리눔 주사를 맞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는 횟수가 훨씬 적다는 것 발견했다.
8개의 각기 다른 목적으로, 6곳의 다른 부위에 투약받은 환자들에게서 40%에서 최대 88%의 우울증 감소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같은 효과가 이마뿐 아니라 다른 얼굴 부위에 주입한 사람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툴리눔 투약은 이마, 목, 팔다리, 방광을 포함한 6곳의 주사 부위를 포함한다.
연구진은 "수년 간 임상의들은 성형 수술을 위해 보톡스를 주사하는 것이 환자들의 우울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관찰했다"며 "연구를 통해 보툴리눔이 어디에 주입되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메커니즘이 더 복잡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발견은 우울증과 싸울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흥미롭다"며 "이번 연구는 제한된 규모의 관찰이 아닌 매우 많은 통계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번 자료는 보톡스 사용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집됐다"며 "특히 FAERS 데이터는 부정적인 부작용을 경험한 보톡스 사용자들의 사례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