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용해제인 액티라제(성분명 알테플라제, 베링거인겔하임)를 진료 지침 상 표준 용량으로 처방할 경우 심각한 출혈 발생 위험이 있어 가이드라인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투여 용량이 한국 환자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감량 지침은 아직까지 전무한 만큼 이에 대한 근거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다.
충북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신윤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한국 환자에 대한 액티라제의 출혈 부작용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10년에 걸쳐 이뤄진 국내 첫 액티라제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로 오는 24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될 예정이다.
미리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이 연구는 한국의 급성 폐색전증(PTE, pulmonary thromboembolism)환자에게 과연 액티라제의 표준 용량이 적정한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됐다.
현재 고위험 급성 폐색전증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약물이 액티라제가 유일하며 표준 용량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100mg으로 고정돼 있는 상황.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연구에서 액티라제로 인한 출혈 위험성이 제기되며 늘 이러한 꼬리표를 달고 있는 상태다. 연구진이 한국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에 돌입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액티라제 100mg을 처방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의 장기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2시간에 걸쳐 10mg을 투여한 뒤 다시 2시간 동안 90mg을 넣는 가이드라인 상의 용량이다.
그 결과 주요 출혈이 일어난 환자는 26.3%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발표된 24개의 논문을 메타 분석해 도출된 9.24%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데다 국내에서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표준 용량을 투여했지만 다른 국가의 환자들보다 심각한 출혈 위험이 3배나 높았다는 의미다.
특히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서 주요 출혈 사건이 더 흔하게 일어났으며 액티라제 처방 전에 항 혈소판 제제 즉 아스피린 등을 복용한 환자들은 더욱 출혈 경향이 높았다.
현재 고위험 급성 폐색전증 등에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 사용은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에서도 금기 사항으로 제안되지만 아스피린은 이에 해당 사항이 없는 상태.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과거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에 대한 처방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윤미 교수는 "연구 결과 한국 환자들은 국제적 가이드라인 용량에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의 경우 특히 그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액티라제 용량을 100mg으로 고정 적용할 것이 아니라 복용량을 줄이는데 대한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며 "이와 함께 액티라제에 대한 저용량 효능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