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변, 일부 지자체 설문조사 참여 지시 "매우 심각" "의사 수 확대, 여론조사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공공의대 신설, 의대 정원 확대로 의사 수를 늘리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해 법조계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지자체가 소속 공무원에게 의사 수 확대 관련 설문조사 참여를 강제하는 일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이하 의변, 대표 이인재)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지자체장의 공무원 강제 동원 문제까지 일으키고 있는 국가 의료정책 수립 시도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앞서 목포시와 남원시는 소속 공무원에게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의사 수 확대 관련 설문조사에 참여케 하는 지침을 내렸다.
이들 지역구가 공유한 글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설문조사 결과는 공식적으로 국무회의 등에 보고하고, 언론에 제공할 예정이며, 참여 결과에 따라 법 제정과 정책 추진에 대한 국민여론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늘 시작하는 임시국회기간중 법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라고 돼 있다.
의변은 "인터넷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국가 중요 정책을 수립하려 한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여론조사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사 수 증원이나 그 방식은 전문가의 숙고와 충분한 검토와 토론에 기초한 의견수렴을 전제로 결정돼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의료 정책과 의대 교육의 질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고 강조했다.
의변은 ▲지자체장이 소속 공무원, 청원경찰, 기간제 근로자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해 설문조사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끼치려 했고 ▲보건의료정책을 전문가의 숙고와 충분한 검토, 토론에 기초하지 않고 권익위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인터넷 설문조사를 근거로 결정하려 한 점은 심각하다고 평했다.
의변은 "설문조사로 의대설립 등과 같은 중요정책을 결정하면 제2의 서남의대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라며 "정부는 의료계 및 관련 전문가의 충분한 협의와 검토에 기초한 신중한 정책 수립으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의변은 전국 200여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단체로 매월 강의 및 세미나, 의료판례 분석, 의료법 해설서 출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