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D 보호복 대신 가운을 입고 검체를 채취하라는 정부 지침을 놓고 법조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6일 정부는 보호복도 부족하고 특성상 검체체취에 시간이 오래걸리는 이유에서 가운을 입고 검체를 체취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하지만 바이러스 차폐가 불가능한 일반 가운만 입고 방역의 최전선에 서면 의료진 감염은 시간문제다.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대표 이인재, 이하 의변)은 27일 "방역 현장에 투입되는 의료인 방호복 대신 가운을 권고하는 정부 지침은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라며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충분히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검체채취 등의 경우 레벨D의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 N95, 고글, 장갑 착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으로 의료물자 자체조달 및 가운 사용 권고 지침을 변경했다.
이에 의료계는 "의료진의 감염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며 "의료시스템 붕괴를 초래하는 조치"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도 의료계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의변은 "공중보건의, 군의관에서 방호복과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선별진료소 등에서 검체 채취 업무를 담당한다면 국방의 의무 이행을 위해 차출돼 소명을 다하는 공보의의 생명과 신체를 위험에 처하게 해 심각한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는 최우선으로 의료진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마스크와 방호복을 포함한 보호장비를 충분히 지급하고 지원을 해야 한다"라며 "의료진의 안전과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효과적으로 종식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방역당국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