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형병원 수장들이 의과대학 증원 방안에 따른 의료계 반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대통령에게 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한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0일 남산스퀘어 건강증진개발원 회의실에서 국립대병원장과 사립대의료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병원장 간담회'를 긴급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날(19일) 열린 의-정 협의 결렬에 따른 후속조치로 전공의와 전임의 단체행동에 따른 대형병원 협조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의대생들은 의사국시 거부에 돌입했으며, 전공의협의회는 오는 21일부터 준법투쟁을, 전임의협의회는 오는 24일부터 단체행동, 의사협회는 오는 26일부터 2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대학병원 원장(의료원장)들의 우려와 지적이 이어졌다.
병원장과 의료원장은 현 사태의 심각성을 복지부가 직시할 것을 주문했다.
대학병원 원장들은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 그리고 개원의까지 단체행동을 예고하면서 의료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면서 "전공의와 전임의 단체행동 시 병원장들이 막을 수 있는 권한도 없다. 복지부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병원장들은 "복지부장관이 보건정책 수장으로 대통령 독대를 신청해 현 보건의료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달라"며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제언했다.
이들은 "오늘 간담회 오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간담회 후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하고 "그래도 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왔다. 현 의료계 사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의대 증원 방안의 탄력적 조정은 가능하다면서도 철회 입장은 보류했다.
박능후 장관은 "의대 증원에 대해 더 좋은 방안이 있으면 언제든 수용할 용이가 있다. 어제 의사협회와 협상에서도 이야기 했다"면서 "병원장들이 말씀하신 의료 불균형과 지역 의료격차 해결 등의 필요성을 복지부와 같은 생각"이라며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국립대병원장과 사립대의료원장들이 현장 의료인이자 교육자로서 누구보다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오래 고민하고 노력한 분들"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상황이 엄중함에 대해 정부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능후 장관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지혜를 가감없이 조언해 달라"며 "오늘 말씀을 가능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 복지부 측은 박능후 장관과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 이기일 건강보험정책국장 등이, 병원계는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환중 충남대병원장, 이승준 강원대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문정일 가톨릭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최호순 한양대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