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범투위, 28일 회의 열고 "정부 태도 변화 없으면 강행" 결정 "정부와 협상도 지속…젊은의사 의견 적극 반영" 대화 여지 남겨
의료계가 정부를 향해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4대악저지투쟁특별위원회(위원장 최대집, 이하 범투위)는 28일 두 번째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 미이행으로 전공의 10명을 고발한데다 당장 다음달부터 의사국시 실기시험이 예정돼 있는 만큼 전공의와 의대생 피해 구제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최대집 위원장은 "전공의가 업무에서 빠져도 수련병원은 잘 돌아가야 정상적인 수련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전공의가 빠졌을 때 중대한 업무지장이 초래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교육수련 환경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의대생을 더 뽑아서는 안된다"라며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해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뒤로하고 정부는 해서는 안될 일을 버렸고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의 상황에 우려를 드러냈다
이 의장은 "현재 상황에서 후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최후의 카드인 교수의 활약이 필요한 것 같다"라며 "무조건 강대강으로만 가면 의대생, 전공의들이 더 피해를 입는다. 전공의 일부는 지쳐있다. 어떻게 하면 후배들을 보호할 것인가 범투위에서 출구전략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견을 반영해 실제 범투위 내에서는 강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정부와 어떻게 대화를 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미 의정 합의가 한 번 어그러진 상황에서 범투위는 대화의 창구를 의협으로 단일화하고 정부에 제안할 제안문을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에서 제안이 오면 진정성 있는 협상을 계속해나갈 생각"이라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범투위에도 들어와 있다.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고 정부와 협상 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와 대화를 하면서도 현 투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오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젊은의사와 의대생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투쟁에 선배의사들이 26~28일 힘을 보태려고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휴진율이 극히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의원 3만2787곳 중 총파업 첫째날 휴진율은 10.8%(3549곳), 둘째날은 8.9%(2926곳), 마지막 날은 6.5%(2141곳) 수준으로 점점 낮아졌다.
최대집 위원장은 "정부의 발표는 DUR을 이용해 휴진율을 집계한 것"이라며 "의협 내부 집계에 따르면 참여율은 훨씬 높다"라고 정부 측 발표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도 "3차 전국의사 총파업은 무기한으로 진행하는 만큼 개원가 총파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