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시 응시자 8명 예정…소수 응시 정부 결정 작용 추측 실기시험 채점위원 이례적 국군의무사령부 요청 확인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이하 국시)이 시험 시작 하루를 앞두고 1주 연기됐다.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시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 발표했던 만큼 급박했던 결정이다.
특히,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시험이 예정대로 오는 9월 1일 시행할 것으로 생각해 준비하고 있던 상황.
이 때문에 국시원에서는 오전에 응시자에게 개별 설득 작업을 벌이고 오후에는 시험연기 안내를 실시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1일 오후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하고 오는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국 의대 학장들의 시험 연기 요청과 다수의 시험 취소자가 생기는 사태에 따른 향후 병원 진료 역량 문제 등을 감안해 시험을 연기하겠다는 것.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9월 1일 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예정돼 있던 108명 중 실제 응시예정자는 8명으로 정부가 발표했던 의대생 개별 설득작업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복지부가 이유로 밝힌 국시 취소에 따른 신규 의사 배출의 급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 함께 채점위원 문제도 정부가 국시를 연기하는데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는 지난 30일 의사면허 국가고시 실기시험 운영을 위한 채점위원 지원을 국군의무사령부에 요청했다.
이에 국군의무사령부는 오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국시원에 지원할 의과 전문의 1명을 31일 17시까지 선정해 명단을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일반적으로 국시 실기시험 채점위원으로 각 수련병원의 교수들이 선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지원 요청. 최근 의료계의 정부정책에 대한 반발과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실기시험 채점위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련병원 A교수는 "실기시험 채점이 어렵지 않아 사전 교육을 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하루 전에 군의관을 선발해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전공의 공백으로 교수들이 빠져나올 수가 없고 코로나19 확산세로 병원에서도 가능하면 불참을 권고하는 상황 등이 겹쳐 채점위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시원 실기시험 채점과 관련해 꾸준히 이슈가 있던 상황에서 군의관이 채점위원을 맡을 경우 추후 문제가 생길 시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
이와 별개로 국시원은 시험 연기 발표 이후 이번 주 시험 응시자들에게 시험 연기여부와 언제 다시 국시를 치르게 될지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시원 관계자는 "시험을 취소하지 않고 응시하려던 소수에게는 시험 연기가 됐으니 어느 날짜에 시험을 보는지 확인하도록 자료를 올려놓을 예정이다"며 "시험을 거부했던 응시자에게는 재응시 표시를 하라고 문자로 공지를 한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경우 만일 시험접수 취소서류를 제출했던 의대생이 시험을 응시하겠다고 다시 신청을 하면 시험접수 취소 서류가 무효가 되고 취소 이전상태로 복귀돼 이미 배정받은 날짜를 기준으로 순연이 된다는 게 국시원의 설명이다.
다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이하 의대협)는 국시 1주 연기와 별개로 국시거부의 기조는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현재로선 국시가 1주 연기됐다고 해서 국시거부를 철회에 대한 결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의대생들이 요구하는 내용이 관철될 때까지 국시거부와 동맹휴학 등의 단체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